경찰 "兪씨, 사망 뒤 시신 옮겨졌을 가능성도 수사 중"

박정민기자 입력 2014. 7. 24. 12:21 수정 2014. 7. 24.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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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5일 새벽 별장서 도주때 누군가 도움 받아서 떠난 듯"

세월호 참사의 주범으로 꼽히며 검경의 끈질긴 추적을 피하던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은 결국 전남 순천의 한 매실밭에서 허망하게 홀로 시신으로 발견됐다.

구원파 신도들의 비호를 받던 그가 왜 홀로 남겨져 숨졌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일각에선 유 전 회장이 다른 곳에서 사망한 뒤 제3의 인물이 매실밭으로 옮겨다 놓았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어 궁금증은 풀리지 않고 있다.

24일 검경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은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장 2차장)이 지난 4월 20일 수사 착수 발표를 한 3일 뒤 신명희(일명 신엄마) 씨의 언니 집으로 1차 도피를 시도한 후 5월 3일까지 구원파 신도의 집 2곳에서 은신했다. 이후 유 전 회장은 5월 3일 밤 운전기사인 양회정, 수행비서인 신모 씨 그리고 김명숙(일명 김엄마) 씨 등과 함께 순천시 서면 학구리 송치재 휴게소 인근 별장(숲속의 추억)으로 이동해 장기 은신체제에 돌입했다. 이 당시에만 해도 몸이 불편한 유 전 회장 주변에서 측근들이 도피를 도왔다.

하지만 검찰이 지난 5월 25일 새벽 1시 송치재 휴게소 압수수색을 하던 시점부터는 유 전 회장 주변에서 도움을 주던 이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수행비서인 신 씨는 수사관들이 별장에 도착했을 때 남아 있다 체포됐고, 운전기사 양 씨는 인근 연수원에 머물고 있다가 검찰의 수색 소식을 듣고 전북 전주로 도주했다.

체포된 신 씨는 지난 6월 26일에야 5월 25일 검찰 압수수색 당시 유 전 회장이 별장 통나무 벽 은신처에 숨어 있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런데 유 전 회장은 지난 6월 12일 별장에서 2.3㎞ 떨어진 매실밭에서 돈은 물론 휴대전화도 없는 상태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신 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볼 때 유 전 회장은 별장을 급하게 빠져나갔기에 현금을 챙길 여유가 없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하지만 유 전 회장이 매실밭이 아닌 또 다른 장소에서 사망했으며 이 시신을 누군가 옮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본부는 신 씨의 번복된 진술로 미뤄 유 전 회장이 5월 25일 새벽 혼자서 황급히 별장을 떠난 것이 아니라 이날 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별장을 떠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유 전 회장이 별장과 매실밭 사이 구간에서 헤맸다기보다 차량을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는 것이다.

한편 송치재 별장 인근에서 유 전 회장의 것으로 추정되는 안경이 발견돼 도피 경로를 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 전 회장 변사사건 수사본부는 24일 오전 10시쯤 송치재 별장에서 학구삼거리 쪽으로 500m 떨어진 지점에서 안경을 발견해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안경이 발견된 장소는 국도 17호선 옆으로 유 전 회장이 은신해 있던 별장과 시신이 발견된 신촌마을 매실밭 사이에 위치해 있다. 경찰은 유 전 회장이 서둘러 이동하다 안경을 떨어뜨린 뒤 찾지 못한 채 그대로 도주했거나 누군가 유 전 회장을 옮기다 흘렸을 가능성 모두 확인 중이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순천 = 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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