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코앞서 놓친 '5월25일'의 재구성

이태성|황재하 기자 입력 2014. 7. 24. 06:16 수정 2014. 7. 24.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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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황상 별장 비밀공간에 숨어있었을 가능성 높아

[머니투데이 이태성기자][정황상 별장 비밀공간에 숨어있었을 가능성 높아]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검사)이 23일 오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순천 송치재 '숲속의 추억' 비밀 은신처에서 발견된 돈가방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 5월 25일 오후 9시 30분, 검찰과 경찰이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의 별장 '숲속의 추억'을 급습했다. 전날과 이날 체포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측근들로부터 유 전회장이 그곳에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기 때문이다.

수색은 2시간가량 이어졌다. 그러나 유 전회장을 찾진 못했고 신모씨만 발견됐다. 검찰은 신씨가 유 전회장의 도피를 도와준 것으로 보고 그를 체포해 조사를 시작했다.

신씨는 계속 혐의를 부인하다가 3일 뒤에야 입을 열었다. 그는 "25일 새벽 잠을 자고 있는데 인기척이 나서 눈을 떠보니 성명불상의 남자가 유 전회장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다시 잠이 들었다 깨 보니 유 전회장이 혼자 사라지고 없었다"고 했다.

검찰은 이 진술과 함께 유 전회장의 운전기사 양회정이 송치재 인근에서 25일 새벽 3시10분쯤 승용차를 타고 도주하는 장면을 찍은 CCTV 화면을 확보했다. 거기다 양씨가 전주에서 승용차를 버리고 처제 유희경 등과 함께 유 전회장을 도피시킨 의심 정황을 발견하게 된다. 신씨의 진술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었다.

(순천=뉴스1)서순규 기자 = 23일 경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은신한 전남 순천 송치재 인근 별장을 긴급 압수수색한 가운데 유병언이 은신한 것으로 추정되는 별장 2층의 비밀 공간이 공개되고 있다. 2014.7.23/뉴스1

검찰은 전주까지 수색범위를 넓혔다. 그러나 유 전회장은 발견되지 않았다.

검찰의 추적범위가 해남까지 넓어진 이후 신씨가 진술을 뒤엎는다. 6월26일 신씨는 검찰에 "검찰 수사관 등 검거팀이 별장을 급습했을 당시 유 전회장은 검거팀의 수색이 끝날 때까지 별장 2층 통나무 벽 안에 숨어 있었다"고 했다.

검찰은 다시 한 번 별장에 대한 수색에 들어갔다. 검찰은 별장에서 벽 안의 비밀공간을 찾아냈다. 통나무로 된 벽에는 직사각형 형태의 출입문이 있었고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3평 규모의 공간이 나왔다.

벽 안 쪽에는 나무로 만든 잠금장치가 설치돼있었으며 벽 밖에 통나무를 끼워 맞춰 위장을 해놓은 상태였다. 검찰이 두 번째로 별장에 들이닥쳤을 때 이 비밀공간에 유 전회장은 없었고 4번, 5번이라고 적힌 띠지와 함께 현금 8억3000만원과 미화 16만달러 등이 들어있는 가방 2개만 발견했다.

검찰은 유 전회장의 측근 등이 다시 별장을 찾을 수 있다고 보고 별장 근처에 CCTV를 설치하고 잠복근무를 시작했다. 그러나 이미 그 당시 유씨는 사망한 뒤였다.

정황상 유 전회장이 수색 당시 비밀 공간에 숨어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양씨의 승용차는 '미끼'였을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유 전회장이 5월 25일 수색 당시에 별장에 있다가 수색이 끝나고 감시가 허술한 26일 새벽 쯤 별장을 떠났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별장에서 유 전회장을) 찾지 못한 것은 통탄할 노릇"이라면서도 유 전회장이 순천 별장을 빠져나간 시점에 대해서는 "신씨의 진술만으로 수사하기에는 위험부담이 크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검찰은 유 전회장의 도피를 도운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핵심 인물인 양씨 등에 대해 지명수배를 내렸다. 유 전회장이 언제, 누구와 함께 별장에서 도주했는지, 25~26일 유 전회장의 행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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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태성기자 lts32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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