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패셔니스타' 북한군 판문점 경비대 '반팔' 변신..김정은 따라하기 주장도

강석봉 기자 2014. 7. 23.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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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북한군 경비대의 군복이 확 바뀌었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반팔 상의에 귀까지 덮는 방탄 헬멧으로 스타일리시한 변신을 꾀했다. 김영규 주한 유엔군 사령부 공보관은 23일 "최근들어 북한군 경비대의 군복이 확 바뀌었다. 30년 동안 판문점에게 그들을 지켜봤는데, 이번 변신은 이례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전 61주년을 앞두고 판문점을 방문한 기자들에게 포착된 북한군 경비대는 북한 내에서 간부급만 착용하는 '김일성·김정일 쌍상 배지'를 가슴에 달고, '판문점'이라고 쓰여진 글씨와 별이 아로새겨진 부대 마크를 어깨에 부착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무더위로 한층 갑갑함을 느낄 수 있는 판문점의 분위기에 반팔의 북한군 경비대는 산뜻한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한 때 판문점 북한군 경비대는 군화 바닥에 못을 박은 모습이 사진기자에게 포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90년대 중반 이후 북한군 경비대는 '경무'라는 완장을 벗어 던졌다. 하지만 여전히 경직된 표정과 각을 강조한 움직임에 위압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북한군 경비대는 그만큼 위력과 공포스런 모습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최신식 방탄헬멧이며 반팔 상의로의 변신은 여전히 경색 국면에 놓여있는 남·북 관계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어서 새삼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카메라에 포착된 판문점 북한군 경비대의 모습(오른쪽 사진)이다. 북한군 경비대가 반팔 군복을 입고 있다. 헬멧도 귀를 덮는 방탄 헬멧을 착용하고 있다. 이런 변신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례적 변신"이라고 입을 모았다. 왼쪽 사진은 이전 북한군 경비대가 착용한 군복이다. 사진 이상훈 기자

최근 북한의 노동신문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반팔 인민복을 입은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 프로농구 선수인 로드먼과 함께한 자리에서 반팔 의상을 선보인 적이 있었다. 김정은의 이런 패션 변화 역시 이례적인 일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의에 첫 등장한 이래 긴팔의 인민복만 고집해 왔다. 김일성 주석은 평생 전투복을 고집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점퍼 차림을 즐겨 입었기에 북한의 제1 권력자의 의상 변화가 화제가 된 것이다. 이번 북한군 경비대의 의상 변화 역시 이와 무관해 보이지는 않는다.

북한군 경비대의 군복은 바뀌었지만 '살인병기'의 이미지는 바뀌지 않았다. 사진 속 판문점 북한군 경비대의 손은 정권 단련의 흔적인 굳은 살이 마디마디 잡혀 있는 모습이다.

또다른 변신인 북한군 경비대의 방탄 헬멧 착용에 대해 한 군사 전문가는 "현재 북한군 야전에 보급된 모델을 착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방탄 헬멧은 미군의 구형 헬멧인 PASGT 스타일로 추정된다. 이 모델은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군에서도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현재 판문점의 북한군 경비대는 장교 5명에 사병 30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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