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機 미사일 피격 파장>안팎서 압박받지만.. 푸틴 "서방 제재 인정못한다"

오애리기자 2014. 7. 23.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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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보회의 13분 연설 "우크라정부가 학살 세력"

"(우크라이나 분쟁해소를 위해) 동남부 분리주의 세력에 러시아의 영향력을 사용하겠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키예프(친서방 우크라이나 정부)도 기본적인 윤리를 보여라. 사건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소한 단기간만이라도 휴전할 것을 촉구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 국가안보회의에서 13분간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의 책임을 또다시 친서방 정부와 미국에 돌렸다. 국영TV를 통해 방송된 이날 연설에서 푸틴은 우크라이나 평화를 위해 자신이 다시 한번 나서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서방이 러시아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이상한 최후통첩으로 협박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인종적, 문화·역사적으로 러시아에 가까운 (우크라이나 동부) 주민 일부를 학살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으면 제재를 가하겠다는 최후통첩성 경고를 서방이 러시아에 보내고 있다"며 "이는 이상한 논리이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세와 관련, "무력을 이용한 불법적 방법으로 권력을 잡은 세력이 쿠데타 이후 선거를 치렀지만 이상하게도 국가 지도부에 다시 쿠데타 지원세력이 등장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기서 '쿠데타'란 우크라이나 정권교체 혁명을 가리키며, '국가 지도부'는 조기 대선을 통해 구성된 현 정부, '쿠데타 지원세력'은 친서방 세력을 지원한 페트로 포로셴코 대통령을 의미한다. 또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군의 동유럽 진출과 관련해 "러시아의 국방력 강화 프로그램을 제때에 제대로 이행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새로 병합한 크림반도에서도 이런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현재는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인 위협은 없다"며 서방의 무력 공격 가능성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을 안심시키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푸틴의 이번 연설을 국내 민심 수습용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싱크탱크 외교국방정책위원회의 표도르 루키아노프 연구원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엄청난 압력에 직면해 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데 대해 "히스테리컬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내전을 대러 전쟁의 전초전, 모스크바 레짐체인지(정치체제 교체)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의 연설은 "국민들을 안심시키려는 신호"라고 루키아노프는 분석했다.

한편 푸틴의 최측근 인사인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은 22일 국영 이타르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려는 세력이 있다"며 푸틴 대통령의 일부 강경 보좌관들을 비난했다. 친정부 성향의 싱크탱크 대표인 이고르 유르겐스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이타르타스가 쿠드린의 발언을 보도했다는 것 자체가 크렘린의 내부 분열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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