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서 정가제' 넉달 앞, 온라인에선 '덤핑' 기승

입력 2014. 7. 23. 08:10 수정 2014. 7. 23.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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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출판단체들, 할인 중단 촉구

"소비자들 책 값 불신만 야기"

총할인율을 15% 이내로 한정한 새 도서정가제 시행(11월21일)을 앞두고 온라인 대형서점들이 '폭탄 세일'을 통한 밀어내기를 하고 있다. "정가대로 사면 바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도서 정가에 대한 심한 사회적 불신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새 도서정가제 시행 취지를 무색하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라딘은 지난 1일부터 이달 한달 동안 '알라딘 (창사) 15년 기념' 세일전을 펼치고 있다. '스테디셀러 5000종 최대 85% 할인' '중고 도서 5만부 균일가 판매, 100원부터 선착순' 등을 내걸고 있다.  

이달 18일부터 8월24일까지를 '천만 회원 돌파 고객 대감사 세일' 기간으로 내세운 예스24는 '역대 최강 할인, 최대 90% 초특가 할인' '초중고 참고서 최대 80% 특가 할인' 등을 내세웠다. 이달 7일 1000만 회원을 돌파했다는 예스24는 이번 세일을 위해 각 출판사에 희망 납입할인율을 명시한 협조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문고도 이달 15일부터 8월10일까지 '50+알파%' 할인율을 내건 '중고책보다 짜릿한 가격 3·4·5 책방' 등의 세일 상품을 필두로 발행 1년6개월이 지난 구간들과 아직 할인 제한을 받지 않는 실용서·학습서 등을 3000원, 4000원, 5000원씩의 균일가로 팔고 있다.

온라인 서점들의 '덤핑 공습'에 출판단체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지난 15일 대한출판문화협회는 교보문고와 예스24에 '온라인서점 도서 세일 이벤트 중지 요청' 협조 공문을 보냈다. 한국출판인회의도 17일 자제를 촉구하는 공문을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대표이사 앞으로 보냈다. 출판계는 이른바 '땡처리'로 알려진 대형 할인판매 이벤트가 "출판·서점업계가 공동 노력으로 이끌어낸 도서정가제의 순수한 뜻을 희석시키고, 신간 시장의 위축과 도서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불신을 야기할 뿐"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알라딘 관계자는 "할인판매는 지난 10년 동안 계속해온 것으로, 이번 할인판매도 창사 15돌에 여름 성수기여서 규모만 좀더 확장했을 뿐 돌출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스24 쪽도 이번 할인판매가 "평소의 통상적인 할인보다 조금 더 규모를 확장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교보문고 쪽은 "출판단체 쪽 요청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이미 일부 계획을 수정했다"며 "덤핑 행렬에 가담하지 않는 쪽만 일방적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만큼 모든 서점과 출판사가 함께 동시에 움직이게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동네서점들 조직인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시정되지 않을 경우 그대로 가만있진 않겠다"며 "온라인 서점들도 문제지만 출판사들, 특히 베스트셀러나 스테디셀러들을 갖고 있으면서 덤핑 판매를 하는 대형출판사들도 문제다. 그들 출판사가 협조 공문을 보내 덤핑 자제를 요청한 단체 소속 회원사들 아니냐"고 반문했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대형 할인판매는 장기 불황으로 출판계 체력이 많이 떨어진 가운데, 최근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온라인 서점들과 심각한 재고처리 문제를 안고 있는 출판사들 양쪽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라며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나, 악순환이 될 수밖에 없는 관행화한 할인판매로 인한 일종의 금단현상을 치유하고 체질을 바꿔가자고 결의한 도서정가제 개정운동 취지를 살려 제값 들이고 만들어 제값 받고 파는 더 현명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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