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코하람에 딸 납치당한 부모들, 보코하람 공격에 숨져

구정은 기자 2014. 7. 22.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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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세력에 납치된 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던 부모. 하지만 그들에게 다시 비극이 닥쳤다. 나이지리아 북부 치보크에서 이슬람 무장세력 보코하람에 납치된 딸을 기다리던 부모 중 7명이 마을을 공격한 보코하람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고 AP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이달 초 치보크 인근 카우타카리 마을을 보코하람이 공격, 주민 51명이 숨졌다. 사망자들 중 7명은 석달여 전 보코하람이 여학교를 습격해 끌고 간 여학생들의 아버지였다고 현지 의료진은 전했다. 219명의 여학생들은 납치된 지 100일이 다 되어가도록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학부모들 중 4명은 심장마비와 질병 등으로 사망해, 모두 11명의 학부모가 딸이 돌아오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떴다. 카우타카리 마을 대표인 포구 비트루스는 "딸 두 명이 동시에 납치를 당한 한 아버지는 충격을 받아 코마 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숨졌다"며 비통해했다.

조너선 굿럭 대통령은 22일 납치된 여학생들 부모들과 구출된 여학생들과 만나 구조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구출작업이 아직 어떤 성과도 거두지 못하면서, 불신만 커지고 있다. 피랍 여학생들은 여전히 보코하람의 근거지인 삼비사 밀림지대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보코하람 지도자 아부바카르 셰카우는 21일 공개된 새 동영상에서 조너선 대통령을 향해 당국에 체포된 조직원들과 여학생들의 교환을 요구했다.

보코하람은 치보크 등 중·북부 일대에서 잇달아 마을들을 습격하고 있다. 지난 주말 내내 보코하람의 공격이 벌어지면서 1만5000명 넘는 이들이 순식간에 난민이 돼버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피란길에 오른 주민들은 습격을 당하지 않은 마을들로 도망치고 있으나, 식량과 연료가 모자라는 데다 돈도 없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고 비트루스는 말했다. 그는 "이대로라면 기근이 닥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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