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남해·서해안 해파리 공습 예고 '비상'
제주도 서쪽 83㎞ 해상서 북상 중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22일 낮 제주 차귀도 서쪽 약 83㎞ 해상. 잔잔하고 푸른 바다 속에서 해파리들이 한 마리씩 스쳐 지나갔다.
이날 오전 7시 제주항에서 출항한 제주도 어업지도선 삼다호가 5시간 30분 만에 도착한 이곳에서는 해류를 따라 천천히 북상하는 노무라입깃해파리들이 곳곳에서 관찰됐다.
이 해역의 수심은 80m, 표층 수온은 26도. 어업지도선에서 보트를 내리고 해파리를 건져보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아직 수온이 높지 않아서인지 대부분 해파리가 수심 3m 이상의 깊이에서 유영하고 있어 뜰채가 닿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낮은 수심에 있는 해파리를 발견해 뜰채로 뜨려 했지만 머리가 너무 커서 뜰채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중국 남부 연안에서 태어난 해파리들이 북상하는 동안 점점 커져 벌써 머리 크기가 60㎝ 정도로 자랐기 때문이다.
수차례의 시도가 실패하자 물속에 있는 해파리를 끌어올리려고 어업지도선이 후진 기어를 작동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몇 마리의 해파리가 물 위로 떠올랐고 재빨리 다가온 보트에서 한 승조원이 뜰채로 1마리의 해파리를 떠올렸다.
해파리 1마리의 무게는 7∼8㎏쯤으로, 어른이 겨우 들 수 있을 만큼 무거웠다.
어업지도선 승조원들은 "예전에 이 해역에서 관측된 해파리들보다 더 커 보인다"며 "지금은 수온이 차서 그런지 해파리들이 해수면 가까이 올라오지 않고 있는데 제주로 접근할수록 쉽게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해파리는 지난달 25일 이어도 부근 해역에서 처음 관측됐다. 19일 후인 지난 14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의 항공예찰 때는 북쪽으로 70㎞ 정도 떨어진 동경 125도, 북위 32.5∼33도 해역에서 관측됐다. 당시 50㎞에 걸쳐 100㎡당 0.16마리가 관측됐다.
이 해역은 제주로부터 약 100㎞, 전남 서해연안으로부터 약 200㎞ 떨어진 곳이다. 이들 해파리의 이동 속도가 하루 약 3.6㎞인 점을 고려하면 내달 4∼8일 제주 남서부 연안과 전남 연안 50㎞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들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제주도 연안 가까이 접근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해수욕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안전조치를 할 것을 제주도 등에 요청했다.
전라남도에도 연안과 가거도, 흑산도 해역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제거 계획을 수립하도록 당부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22∼25일쯤 제주와 이어도 해역에 대한 추가 항공예찰을 하는 등 해파리 이동 경로를 조기에 파악해 어업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조동근 제주도 수산정책과 어선어업담당은 "해파리가 남해안과 서해안까지 이동하면 양식장 등에 심각한 피해를 주기 때문에 이동 경로를 잘 파악해 어민들에게 빨리 알려줘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 어선들이 주로 채낚기 어업을 하는 데다 유자망을 쓰는 조기잡이 어선들은 조업시기가 아니어서 해파리로 말미암은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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