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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이 손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일을 두 배로 할 수 있을 텐데. 혼자서는 도저히 처리할 수 없는 일거리가 생겨 언니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비슷한 분야에서 일하는지라 어렵지 않게 도와줄 수 있을 터였다. 나는 언니에게 말했다. 어쩌고저쩌고한 일을 하루에 하나씩 해주면 된다. 총 스무 건이다. 사례는 섭섭지 않게 하겠다. 그러자 언니가 달력을 살펴보며

고수리 에세이스트좋아하는 영상이 하나 있다. 한강 불꽃축제가 열리던 밤. 철교를 지나는 전동차에 기관사의 안내방송이 울려 퍼진다. “밝게 빛나는 불꽃처럼 어제보다 더 빛나는 내일이 되시길 바랍니다. 열차에서 보는 불꽃놀이가 올 한 해 뜻깊은 기억으로 남길 바라겠습니다.” 이윽고 전동차 안에 불이 꺼지고, 차창 밖으로 불꽃이 펑펑 터진다. 철교를 지난 후

오래전 우리 윗마을에 앉은뱅이 아짐이 살았다. 할매가 되어 세상을 떠난 지 벌써 오래다. 아짐이 언제 어떤 사연으로 앉은뱅이가 되었는지는 모른다. 아짐은 내가 기억하는 한 처음부터 앉은뱅이였다. 아짐의 남편은 좌익을 도운 죄로 짧은 감옥살이를 했다. 감옥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자리보전하고 누워만 있다가 일찍 세상을 떠났다. 아짐네 마루에는 늘 흙투성

동네에 ‘체류형 쉼터’를 들여놓은 집이 있어 구경을 갔다. 6평 농막에 지내다 10평 농촌 체류형 쉼터(이하 쉼터)를 보니 4평 차이가 참 크구나 싶었다. 공간이 쾌적했고, 생활의 편의성도 높아 보였다. 농막에는 공간이 좁아 배치하기 어려운 아일랜드 식탁, 거실과 분리된 침실, 다용도실 겸 현관이 있었다. 정화조, 전기, 수도 연결은 농막과 다를 바 없었다

농막을 실은 5t 트럭이 마을 입구에 들어섰다. 적재함 밖으로 폭이 삐져나오는 육중한 철 구조물을 싣고 늘어진 나뭇가지를 요령 있게 피하며 트럭은 폭 3ｍ의 진입로를 돌아 들어왔다. 미리 와 있던 대형 지게차가 농막을 들어 바닥에 깔아 둔 6개의 주춧돌 위에 천천히 내려놨다. 창틀에 비닐 포장이 남아있는 6평 작은 집은 아침 햇살을 받아 해사해 보였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