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서 이슬람 명절 휴교일 지정 요구 거세

2014. 4. 18.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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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슬림, 정치적 압력단체로 성장

美 무슬림, 정치적 압력단체로 성장

(서울=연합뉴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무슬림이 이슬람 최대 명절 '이드 알 피트르'(라마단이 끝나는 것을 경축해 열리는 축제), '이드 알 아드하'(희생제, 성지 순례가 끝나고 이슬람력 12월에 열리는 축제)를 공립학교 휴교일로 지정해 달라는 목소리를 키우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뉴욕 거주 무슬림 수백명은 최근 퀸스의 한 공립학교 강당에서 휴교일 지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각종 행사를 통해 시 정부에 압력을 넣고 있다.

이슬람교도의 이런 활동은 휴교일 지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빌 더블라지오가 뉴욕시장으로 선출된 이후 더욱 거세지고 있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최근 이 사안을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무슬림은 더는 시간을 끌지 말고 당장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무슬림은 뉴욕의 5개 구에서 집회를 계속 여는 한편 더블라지오 시장의 공약을 상기시키는 우편카드를 배포할 계획이다.

이슬람 명절의 휴교일 지정문제는 해묵은 사안이다. 지난 2006년 학업성취도 시험을 이드 알 아드하 때 치르게 한 것을 계기로 이슬람교도의 분노가 촉발했다. 여기에 학교 식당, 통학버스 운전자, 학교 시설관리자들이 가세해 휴일지정 운동을 벌였다.

이들은 유대교 명절인 욤 카푸르와 기독교의 크리스마스 때는 휴교하면서 이슬람 명절 때는 수업을 하는 것은 종교간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또 이슬람 축제를 학교가 기념해야 어린이들에게 문화적 자부심을 심어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 이슬람교도는 이 사안을 이슬람과 아랍에 대한 미국 주류사회의 편견을 극복하기 위한 주요 소재로 활용하고자 한다. 이들은 이슬람 명절을 휴교일로 지정하면 아랍인이라면 모두 극단주의자로 생각하거나 아랍세계를 적대시하는 정서를 해소하고 무슬림을 미국 사회에 융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무슬림의 요구가 커지면서 지난 2009년 뉴욕시 의회는 이슬람 명절을 휴일로 하자는 결의안을 압도적인 다수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당시 시장이었던 마이클 블룸버그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더 공부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수업을 줄여서는 안 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했다.

무슬림은 2013년 뉴욕시장 선거를 앞두고 단결된 힘을 과시했으며 결국 뉴욕 아랍미국인협회와 뉴욕대학 이슬람센터가 주최한 후보자 토론회에서 모든 후보가 이슬람 명절에 휴교토록 하겠다는 답변을 내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뉴욕에서 무슬림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건으로 평가된다. 현재 뉴욕 거주 무슬림은 60만명에서 100만명으로 추산된다. 컬럼비아 대학 조사에 따르면 2008년 뉴욕시 공립학교 학생의 10%가 무슬림인 것으로 드러났다. 무슬림 어린이의 95%는 공립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간 무슬림은 종파별, 출신지역별, 거주지별로 흩어져 있어 숫자에 비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하지만, 휴교일 지정 문제는 종파와 지역을 넘어 무슬림을 한데 뭉치게 하는 강력한 접착제 역할을 했다. 그동안 미국 주류사회의 편견에 시달렸던 무슬림이 이 사안을 계기로 점차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나선 것이다. 휴교일 문제가 무슬림의 정치화를 이끈 셈이다.

무슬림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9·11 테러 사건 이후 강도 높게 펼쳐졌던 수사당국과 정보기관의 모스크 및 주요 인물에 대한 사찰활동도 점차 축소되고 있다.

뉴욕의 방글라데시계 미국인협회를 이끄는 압두스는 그간 방글라데시인이 지원해왔던 정치인들을 동원, 휴교일 사안에 대한 지지를 끌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가 처음으로 요청하는 주요 사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정치인들이 전화회답 요청도 묵살했다면서 "브롱스 지역에만 방글라데시 출신이 3만명 이상이 거주하고 있으며 우리는 점차 힘이 세지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슬람 축제를 휴교일로 정하는 것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은 다른 종교도 유사한 요구를 할 것이라는 우려다. 무슬림의 요구를 들어주면 불교, 힌두교 등 각종 종교를 가진 사람들도 주요 기념일을 휴교일로 지정해달라는 요구가 빗발칠 것이라는 점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또 학사일정, 예산 등도 조정해야 하는 등 시행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적지않다.

s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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