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서 버림받은 비운의 노키아TMC..직원 200명은 어디로

한동희 기자 입력 2014. 4. 25. 16:30 수정 2014. 4. 2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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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휴대전화 시장 최강자였던 노키아의 한국 생산기지인 노키아티엠씨(TMC)가 문을 닫는다. 경남 마산에 문을 연지 30년만이다. 노키아티엠씨는 한때 직원 2000명의 고용을 책임질 만큼 번영했다. 하지만 노키아의 글로벌 시장 부진의 여파를 견뎌내지 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노키아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TMC는 인수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남아있는 직원 203명의 생계가 끊기게 된 것이다.

25일 산업자원부 마산자유무역지역관리원에 따르면, 마산 노키아티엠씨 공장의 대표인 중국 베이징 노키아 관계자는 "MS가 인수 계획에서 TMC를 제외하면서 부득이 하게 공장을 폐쇄하게 됐다"고 밝혔다. 마산 관리원 관계자는 "마산 공장도 인수 계획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MS의 결정에 따라 폐업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말했다.

노키아는 1984년 9월 마산자유무역지역에서 문을 열었다. 설립될 당시 미국 탠디(Tandy)와 노키아가 지분을 반반씩 투자했다. 1993년 노키아가 탠디의 지분을 양도받으면서 100% 지분을 소유했다.

TMC는 노키아의 세계 휴대전화 단말기 공장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번영했다. 1998년 수출액은 10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외국인 투자회사로는 처음으로 10억달러 수출을 돌파한 것이다. 2000년에는 23억7000만달러로 늘었다. 국내에 진출한 8000여개 외국인투자회사 가운데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했다. 2008년 이후에도 연간 40억달러를 수출했다.

TMC는 한국 경제발전에도 기여했다. TMC는 공장 단위면적 기준으로 생산량 1위, 직원 1인당 생산액 1위, 직원 1인당 이익률 1위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2000년대 후반까지 직원은 총 2000여명에 달했다.

하지만 노키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TMC도 주춤거리기 시작했다. 삼성전자(005930)와 애플이 스마트폰 강자로 부상했고, 노키아의 점유율은 계속 하락했다. 노키아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인건비가 싼 중국에 공장을 새로 세우는 전략을 취했다. TMC가 뒷전으로 밀리게 된 배경인 셈이다.

그 여파는 즉각 나타났다.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 900명이던 직원이 현재 203명으로 줄었다. 자산도 팔아치우기 시작했다. 지난달 TMC는 마산 자유무역지역에 있던 공장 소유권을 매각했다. 완제품을 생산에서 스마트폰 모듈 등 핵심 공정 생산으로 전환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현재 남은 직원 203명은 생계가 끊길 위기에 처했다.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도 예상된다.

공장문을 닫게 된 마지막 결정타는 MS가 날렸다. 지난해 노키아 인수 계획을 발표했을 때는 TMC도 포함됐었다. 하지만 이달 22일 인수안이 25일쯤 최종 승인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TMC 인수계획은 인수포기로 바뀌었다. 노키아는 "MS측에서 수용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에서 합의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했다"며 "한국 임직원의 MS로의 고용 승계는 없다"고 밝혔다.

현재 TMC 임직원들 203명 가운데 생산직 직원들은 출근을 하지 않고 있다. 일부 사무직 직원들만 출근해 철수 절차를 돕고 있는 상황이다.

마산 자유무역지역관리원 관계자는 "2012년 구조조정 때처럼 위로금 지급이나 재취업 지원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TMC가 철수한 이후에는 유망한 강소기업이 빠른 시일 내에 입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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