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항상 곁에 있을게" 단원고 학생 25명 영면

노수정 2014. 4. 25.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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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뉴시스】노수정 기자 = "두려워하지 마. 이젠 가족들이 항상 곁에 있을게."

25일 오전 8시30분. 세월호 침몰사고로 숨진 안산 단원고등학교 고(故) 심모(17)군을 떠나보낼 시간이 다가오자 어머니는 영정사진 앞에서 또다시 눈물을 쏟았다.

심군은 사고 발생(16일) 닷새가 지난 20일 차디찬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러나 심군을 자기 자식으로 오인한 단원고 이모(17)군 부모가 아들의 시신을 데려가 빈소를 차린 탓에 심군 부모는 아들이 발견된 사실조차 몰랐고 지난 22일에야 DNA 검사를 통해 뒤늦게 아들을 찾았다.

다시 만난 아들에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던 심군의 어머니는 영정사진 속 밝게 웃는 아들에게 "두려워 하지 마. 가족들이 항상 곁에 있을게"라는 마지막 인사를 고했다.

같은 날 세르코프 빌라체슬라브(17)의 발인식이 열린 안산장례식장도 침통함으로 가득했다.

러시아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세르코프는 한때 대한민국 국가대표가 되고자 했던 수영 꿈나무였지만 이번 사고로 꽃도 피워보지 못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세르코프에 앞서 단원고 삼총사로 불렸던 고(故) 빈모(17), 홍모(17), 김모(17)군 등 3명도 영면에 들어갔다. 쾌활한 성격에 그림 그리기, 게임 하기 등 취미도 비슷했던 세 친구는 같은 장례식장에서 한날한시 마지막까지 함께 한 뒤 유족의 뜻에 따라 용인 평온의 숲에 나란히 안치됐다.

특히 발인예배에서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아들아, 힘들 때마다 너를 기억하겠다. 잘 지내거라"라고 힘겹게 말하던 김군 어머니는 운구차를 향해 "내 새끼, 내 새끼"하며 목놓아 울어 지켜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정모(17)양의 발인식이 엄수된 한사랑병원장례식장에서도 유족과 친구들의 슬픔이 가득했다. 정양 친구들은 '하늘에서 행복하길', '함께 있어주지 못해 미안해' 등 못다 한 말을 노란색 편지지에 담아와 정양의 가는 길에 바쳤다.

진모(17)양 할머니는 군자장례식장에서 열린 손녀의 발인식에서 "네가 먼저 가면 어떡하느냐"며 통곡했다.

이날 하루 안산에서는 유족, 친구들의 오열 속에 단원고 학생 희생자 25명의 장례가 엄수됐다.

ns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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