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로 카페리 화물선적 관리 '엉터리'
하역량-선적량 3배까지 차이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세월호 등 제주 연안여객선들이 배에 선적했다고 보고한 화물량에 비해 제주항에서 하역했다고 집계된 양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나 엉터리 선박화물 관리 실태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제주항에서 청해진해운의 세월호 등 제주∼인천 간 여객선 2척과 제주∼부산 2척, 제주∼녹동 1척 등 5척의 화물에 대한 하역은 A사가 담당하고 있다.
하역량은 항구에 도착한 여객선의 컨테이너 화물과 자동차 화물 등을 내린 양의 총 합계다. 화물선적량은 선사가 여객선 출항 전에 한국해운조합의 운항관리실에 '출항 전 점검보고서'를 통해 신고하는 컨테이너 화물과 자동차 화물 등의 총 무게를 말한다.
한 여객선이 화물을 싣고 뱃길로 다른 항구로 이동했기 때문에 당연히 선적량과 하역한 양은 같아야 한다.
그러나 제주항만물류협회에 보고된 이들 5척의 지난달 하역량은 총 37만1천241t으로 제주도가 물동량 조사를 위해 같은 여객선의 선사부터 보고받은 선적량 13만2천여t에 견줘 2.8배 이상 많았다.
또 지난 2월 한달간 이들 5척의 여객선이 13만1천여t을 선적했다고 보고됐지만 제주항에서는 3배나 많은 39만7천783t이 하역됐다고 기록됐다.
제주로 오는 물동량이 많은 겨울철인 올 1월과 지난해 12월에는 그 차이가 더 크다.
올 1월 보고된 선적량은 14만8천여t인데 반해 하역량은 47만1천302t으로 돼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선적량 14만4천여t에 하역량 45만2천796t으로 각각 3.1배 이상 차이가 났다.
지난해 11월에 역시 선적량 13만9천여t에 비해 하역량이 40만8천999t으로 2.9배 많다.
세월호가 운항을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1년여간 집계된 하역량은 보고된 선적량에 비해 최소 1.2배 많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수치가 전혀 달랐다.
제주항만물류협회는 A사 등 제주항의 하역회사로 구성된 단체로 각 회사의 항만 하역량을 집계하고 있다. 그러나 협회는 여객선 별로는 하역량을 집계하지 않아 세월호만의 통계를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제주도로 보고된 선적량도 컨테이너와 자동차 화물 등 총 화물선적량으로 선사가 해운조합에 신고하는 선적량과 같다고 제주도와 해운업계 측이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한 선사 관계자는 보고된 화물선적량과 하역량은 같을 수밖에 없다며 통계상의 오류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선사가 얼마나 여객선에 화물을 실었다고 신고한 선적량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정확한 통계집계를 낼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화물 운송수입이 총 매출액의 61%를 차지하는 승객수송 수입보다 많은 이윤을 선사에 가져다주는 가운데 출항 전 점검보고서에 대한 해양경찰이나 지방해양항만청 등 관계기관의 확인 절차가 없어 실제 선적량보다 낮은 양만 신고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된 확인 절차 없이 선사 측이 어림짐작으로 신고하는 일도 있어 실제 화물 무게가 얼마인지를 정확히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관계기관이 화물 정보 등을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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