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단원고의 '슬픈 등교'.. 운구차 교문 들어서자 눈물바다

2014. 4. 24.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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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임시 휴교에 들어간 경기도 안산 단원고등학교가 24일 3학년 수업을 재개했다. 세월호 참사 9일 만에 학교에 오는 학생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어둡고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학생들은 1교시 시작을 1시간여 앞둔 오전 7시쯤부터 하나둘씩 등교하기 시작했다. 평소 같았으면 등굣길 만난 친구들과 장난을 치거나 했겠지만 이날 학생들의 얼굴에는 장난기가 없었다.

최모양은 "학교가 쉬는 동안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아 TV만 봤다"며 "사고 이후 하루 종일 멍하게 시간만 보냈다"는 말만 남긴 뒤 서둘러 자리를 떴다.

교문엔 실종 학생들의 무사 귀환을 바라는 쪽지 글이 형형색색 붙어 있고, 그 앞에 마련된 테이블 위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국화 꽃다발이 수북이 쌓여 있다.

학교에서 100여m 떨어진 안산올림픽기념관에는 사망한 단원고 학생과 교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임시 합동분향소가 꾸려져 있다.

사고 발생 9일째 단원고 3학년 학생들이 마지막으로 학교를 찾은 2학년 후배 3명과 등굣길을 함께했다.

발인을 마친 김모(17)양의 운구차가 교문 안으로 들어섰다. 선배들과 함께하는 김양의 마지막 등굣길이었다. 등교하던 3학년 학생들은 일제히 걸음을 멈추고 후배 김양의 운구차를 바라봤다. 몇몇은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터져 나오는 눈물을 삼켰고 몇몇은 고개를 숙여 고인에 대한 예를 다했다.

학생 대부분은 취재진의 카메라 세례가 불편해 휴대전화나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서둘러 교문 안으로 뛰어갔고 이런 상황을 예상한 부모들은 차량으로 학생들을 등교시키기도 했다. 단원고 학부모회 자원봉사자 등 4명의 안내원이 학생들의 원활한 등교를 도왔다.

김학미 3학년 부장교사는 "슬픔과 걱정으로 학생들을 맞은 단원고 교사들은 무겁고 침통한 모습을 보이는 학생들을 안아주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며 "오히려 학생들이 교사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등 아이들의 성숙한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고 첫 등교 분위기를 전했다.

학생들은 조회, 감정 표현, 질의 응답식 '트라우마 떠내보내기'를 비롯해 학생 주도로 학급회의 등을 진행하며 담임교사, 전문의, Wee센터 전문상담교사와 수업을 했다.

등교한 3학년 학생은 재적 인원 505명 중 480명이며 25명(사망자 유족 및 장례행사 참석 24명, 개인사정 1명)은 결석했다. 학생들은 4교시가 종료한 12시20분부터 하교했다.

학교 앞에는 일찍부터 미국 NBC, 일본 후지TV 등 외신을 포함 취재진 수십명이 모여 단원고 학생들의 '슬픈 등굣길' 취재에 열을 올렸다.

(안산=)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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