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방지 나선 국회..'너도나도 안전'에 졸속 우려도

2014. 4. 24. 09:3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헤럴드경제= 정태일ㆍ이정아 기자]세월호 침몰사고 후 온나라가 '안전패닉'에 빠지면서 국회 입법과정에서도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안전제일주의'가 나타나고 있다. 사회 곳곳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안전법안들이 무더기로 발의되는가 하면, 미적대던 상임위원회도 안전법안만큼은 서둘러 통과시키고 있다. 하지만 안전에만 매몰돼 자칫하면 속전속결식의 법안처리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1주일새 안전법만 14개= 2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세월호 침몰사고가 있었던 지난 16일 기점으로 23일까지 총 90개의 법안이 발의됐다. 이 중 각종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안전법안들은 대략 14개 전후로 나타났다. 1주일 동안 하루 2건씩 안전법안들이 쏟아진 셈이다.

이처럼 안전법안들이 봇물을 이룬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세월호 침몰사고 전까지 규제혁파 법안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점과도 상반되는 대목이다. 국회사무처 한 관계자는 "대형참사 후 안전불감증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면서 각 의원실에서도 안전문제를 집중 조명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1일 이후 나온 안전법안 6건 중 4건은 선박 분야에 집중됐다. 새정치민주연합 민홍철 의원은 3000t 이상의 선박의 경우 항해 자료 기록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한 선박안전법을 발의했고, 새누리당에서는 이명수 의원이 인명구조에 소홀한 선장 및 선원 처벌을 강화하는 선원법과 유선ㆍ도선사업법을 제출했다. 같은 당 강기윤 의원은 검사에서 불합격한 수상 레저기구 이용 시 징역 6개월에 처하는 법안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소방, 고속도로, 학교, 폐기물, 먹을거리 등 선박 외 다른 분야에서도 안전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법안들이 발의됐다.

이와 함께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23일 법안심사소위를 열고 학교장이 수학여행 등에 대해 안전대책을 마련하고 사전에 시설관리 실태 등을 확인토록 하는 '학교 안전사고 예방 및 보상에 관한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해 8월, 11월에 발의된 법안을 병합한 것이다. 환경노동위원회도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기업의 과실 여부 관계 없이 환경오염에 대한 피해를 보상토록 하는 '환경오염 피해 배상 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안(환구법)'을 가결했다. 특히 산업계 요구로 환경부가 수용했던 '적법 운영 시 인과 관계 추정을 배제한다'는 조항마저 삭제해 환경 안전에 방점을 찍었다는 해석이 따른다.

▶뒤늦은 스타트에 빨리빨리 처리 우려= 이처럼 국회가 안전 관련법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졸속으로 처리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월호 책임론에 직면한 정치권이 앞다퉈 '땜질 법안'을 만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개정법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현장 문제점 인식→공청회→전문가 의견 청취→정부와 협의→법안 제출'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공청회를 열거나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은 여러번 반복될 수 있다. 당 정책국 관계자는 "현장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과 여러번 공청회를 거쳐야 '이런 문제도 있었구나' 하고 깨닫는 게 많다"면서 "탁상공론식 법안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시간을 투자해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세월호방지법만 따져봐도 개정해야 할 법안만 '선원법', '해양법', '재난법' '해양마피아 등 관료 낙하산 방지법' 등 수두룩한 실정이다. 안전행정부ㆍ소방방재청ㆍ해양수산부ㆍ해양경찰 등 관련된 부처나 정부기관만도 여러 곳이다. 국회 소속 한 입법조사관은 "의원실에서 현장목소리를 최대한 많이 청취하고, 문제점을 면밀하게 분석해야 확실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 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태일ㆍ이정아 기자/killpass@heraldcorp.com

-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헤럴드경제 BEST 클릭]

[세월호 침몰] 유병언 세운 이단 '구원파', 배우·가수까지…"현재도 활동 중"[세월호 침몰] 다이빙벨 불허한 해경, 대학서 빌려 몰래 투입? '파문'송영선 전 의원, "세월호 침몰, 좋은 공부의 기회" 발언 논란구원파 연예인, 방송서 전방위 맹활약? 구원파 교리 뭐길래…[세월호 침몰] 해경, 다이빙벨 불허하더니, "몰래 투입" ?[세월호 침몰] 일베 실종여교사 모욕글 男, 알고보니 명문대 졸업생[세월호 침몰] 지만원 '시체장사' 발언, 경찰 내사 소식에…"소송할 것"[세월호 침몰] 민간잠수사 철수, 군경과의 마찰 탓? "검증 안 된 분들이…"성형중독 시대의 씁쓸한 풍속도…김태연의 유미독존남성에게 꼭 필요한 6가지 기능을 단 한 알에 담아내… 보급형 '홈런2' 국내 첫 출시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