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통곡의 항 팽목' 대답없는 오열만 가득

유형근 입력 2014. 4. 21. 12:39 수정 2014. 4. 21.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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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매일 바닷가에서 불러보고 또 불러보는데 아직까지 대답이 없어요"

전남 진도 앞바다 세월호 침몰 사고 엿새째인 21일 팽목항.

실종자 가족의 몸과 마음은 지칠대로 지쳤다. 지난 16일 사고 이후부터 이날까지 임시로 마련된 천막 속에서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배고픔은 잊어버린지 오래다.

실신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의사는 안정을 취하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 하지만 눈을 감을 수가 없다.

차가운 바닷속에서 6일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아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실종자 가족은 "아들이 아직도 차가운 바닷속에서 아직도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라며 고개를 숙였다.

실종자 가족들은 자원봉사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다른 가족들과 이야기 할 수 있는 오후가 조금은 편하다. 하지만 스산한 바람이 부는 밤은 싫다.

구조작업에서 수습된 시신이 팽목항으로 들어오는 시간이 전해지면 심장이 덜컹 내려 앉는 기분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인근의 선착장으로 발걸음을 옮기지만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가 없다.

이날도 오전에만 여학생 5명 포함 총 6구의 시신이 팽목항으로 돌아왔다. 한 학부모가 차가워져 버린 딸의 모습을 확인했다. 학부모는 주검을 붙잡고 오열을 하며 구급차에 몸을 실었다. 6일동안 함께했던 실종자 가족에게 인사조차 하지 못하고 떠났다.

한 실종자 가족은 "고향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도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 꼭 살려서 돌아가겠다고 했는데 이것이 뭐냐"며 주저앉아 오열했다.

시간이 지나 시신이 본격 수습되면서 팽목항은 오열하며 떠나는 가족, 남을 수 밖에 없는 가족으로 나뉜다.

그러나 여전히 팽목항에 남아 있는 실종자 가족의 숫자는 줄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9시현재 64명이 시신으로 돌아왔지만 아직도 실종자는 238명이다.

남을 수 밖에 없는 가족은 오늘도 팽목항에 주저앉아 바다를 바라본다. 지워지지 않았던 얼굴의 눈물길을 따라 또다른 눈물이 흘러내린다.

이날도 팽목항은 승려들의 목탁 두들기는 소리로 가득 채워진다.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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