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친구야..선생님..마지막 배웅에 온통 눈물바다

2014. 4. 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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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안산 곳곳서 6명 장례식

"아~ 불쌍해서 어쩌나…, 친구야~ 선생님~ 모두 잘 가세요…."

제주도로 추억 만들기에 나섰던 아들과 딸, 그리고 선생님과의 영원한 이별이 온종일 이어졌다. 눈물 마를 틈이 없는 엄마와 아빠는 오열하다 쓰러졌고, 학생들은 한마디 작별인사도 없이 떠나는 친구들의 이름을 서럽게 불렀다. 세월호 사고로 희생된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6명의 장례가 20일 안산지역 장례식장 곳곳에서 치러졌다.

장례식을 지켜보던 40대 남성은 "이게 도대체 나라냐. 어찌 불쌍한 청춘을 저렇게 보내느냐"며 통곡했다. 아이를 업고 장례식장을 찾은 오아무개(38·여)씨는 "이젠 교복 입은 학생만 봐도 가슴이 먹먹해 미어진다"며 연신 눈물을 흘렸다.

새벽 5시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 가장 먼저 장례를 치른 2학년 4반 장아무개(17)군의 발인식에서는 유족과 단원고 학생 300여명이 참석해 장군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떠나는 아들 앞에서 어머니가 끝내 주저앉자 장례식장은 울음바다가 됐다. 같은 반 안아무개(17)군도 친구의 뒤를 따라 영면에 들었다.

제자들을 대피시키다 숨진 2학년 6반 담임 남윤철(35) 교사도 같은 곳에서 제자들의 뒤를 따랐다. 애써 차분하던 남 교사의 아버지는 "사랑한다 내 아들. 잘 가라 아들아"라며 오열하고 말았다.

엄마·아빠는 오열하다 쓰러지고친구들은 서럽게 이름 부르며 작별"어찌 피지도 못한 청춘을 보낼꼬""이젠 교복입은 학생만 봐도 먹먹"장례 지켜보던 시민들도 연신 눈물

사고 당일 생일을 맞았던 2학년 9반 담임 김초원(26·여) 교사 역시 이들의 뒤를 따랐다. 김 교사 아버지는 영구차량을 부여잡고 딸의 이름을 목놓아 불러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 장례식장에서는 오전 1시간 간격으로 학생과 교사들의 장례식이 치러졌다. 2학년 3반 전아무개(17)양과 4반 김아무개(17)군도 각각 동안산병원과 온누리병원 장례식장에서 사랑하는 부모·친구와 이별을 고했다. 전양의 영구차는 정든 학교를 들렀다 화장장으로 향했다.

동이 트기 전부터 진행된 장례식을 찾은 학생들은 친구들의 주검이 하나씩 들려나올 때마다 오열했다. 떠나는 영구차를 지켜보다 털썩 주저앉고 만 박아무개(17)양은 "우리 이젠 다시 못 보는 거냐"며 눈물을 쏟았다. 또한 장례식장에서 20여m 떨어진 곳에서 흐느끼던 한 여학생은 "친구 영정사진 보기가 두려워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연방 눈물을 훔쳤다. 앞서 2학년 9반 학생들을 인솔·대피시키다 희생된 교사 최혜정(25·여)씨는 지난 19일 수원연화장에서 화장됐다.

올가을 결혼을 앞두고 숨진 세월호 아르바이트생 김기웅(28)씨와 승무원 정현선(28)씨의 유해도 20일 부평승화원 봉안당에 나란히 안치됐다. 인천~제주를 오가는 배를 타며 4년 넘게 정씨와 사랑을 나눈 김씨는 다친 동료를 먼저 탈출시킨 뒤 배로 다시 들어가 정씨와 함께 탑승객을 탈출시켰으나, 결국 주검으로 발견됐다.

한편, 24일부터 단원고 1·3학년에 대해서는 정상 수업을 시작하고 단원고 학생들의 임시 합동분향소는 23일 안산올림픽기념관에 설치한다고 경기도교육청은 밝혔다. 이날 단원고 정문에는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조화 수십개가 놓여 있고, 수도권 전철 안산 중앙역 로데오거리에 '희망의 편지 게시대'에는 "얘들아~ 힘내! 빨리 살아 만나자"라는 등의 글이 적힌 쪽지와 편지 등 수백통이 쌓였다. 안산 인천/김기성 김영환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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