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취소 하려해도 수천만원 위약금에 발목"

2014. 4. 18.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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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행 계획 초중고 400여곳 발동동

[동아일보]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로 "수학여행을 취소해야 한다"는 학부모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수천만 원에 달하는 위약금 때문에 일선 학교들이 선뜻 취소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자 정부 차원에서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7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지역 초중고교 1300곳 중 428곳이 올 5월과 하반기에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갈 계획이다. 이달 28일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 수학여행을 떠나기로 한 서울의 A고등학교 교장은 "학부모들 모두 수학여행을 취소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한 학년 400여 명이 제주도 수학여행을 취소하면 무려 5000여만 원의 위약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대개 학교와 여행업체의 계약에서 위약금은 계약금의 2배에 달한다. 이런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학교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학부모 김진경 씨는 "시교육청에 민원을 넣었다. 천재지변에 준하는 상황에서 수학여행을 취소하려면 수천만을 내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무상으로 취소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교육청은 별도의 안전대책이 강구되기 전까지 1학기 예정된 각 학교 현장체험학습을 중단 보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정 보류나 취소로 발생하는 법적인 문제와 비용손실은 도교육청에서 지원한다는 것.

이러한 여파는 일반인들에게도 일어나고 있다. 여러 여행사엔 배를 타고 여행을 가려던 사람들이 일정을 취소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는 것. 인천항에서 출발해 제주도나 백령도를 여행하는 상품은 거의 모든 예약이 취소됐다.

인천에 위치한 Y여행사 관계자는 "취소와 환불 절차를 진행하느라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전했다. 인천항 지역 다른 여행사들도 "불안해서 못 가겠다"는 고객들의 문의 전화를 하루 종일 받았다. 인천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도 섬 여행을 취소하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W여행사 측은 가장 수요가 많은 울릉도 섬 여행 상품 등의 취소를 문의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기업들이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일도 잇따랐다. 신세계그룹은 17일 여성가족부와 함께 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지원 사업 협약식을 열기로 했으나 행사를 연기했다.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도 18일로 예정됐던 내부 체육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한 주류회사는 신제품 출시를 맞아 열기로 했던 파티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경찰도 총경 이상 전 간부의 휴가를 중지했으며 직원들의 회식 및 음주, 이벤트성 행사도 금지시켰다.

전주영 aimhigh@donga.com·한우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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