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4000만원 A씨 "직장 따라간 판교, 전셋값이 4억.."

판교 2014. 1. 13.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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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부지' 판교 집값]<2> 테크노밸리 개발자 두번 놀란 이유

[머니투데이 판교(경기)=이재윤·홍재의기자][['천정부지' 판교 집값] < 2 > 테크노밸리 개발자 두번 놀란 이유]

판교 테크노밸리 직원들은 두 번 놀랐다. 첫 번째는 이미 올라간 집값, 두 번째는 강남 수준의 밥값 때문이다. 직장 근처로 집을 구하려 해도 내 봉급으로는 어림도 없다.

2시간여 걸리는 출퇴근 시간을 줄여보고자 자가용 출근을 하려하니 주차난이 심각하다. 레스토랑, 커피숍, 가맹 음식점 위주의 비싼 식대료도 부담이다.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상상하고 판교로 향한 개발자들은 오늘도 서럽다.

◇실리콘밸리 개발자는 甲, 판교밸리 개발자는 乙

강남 테헤란로에 몰려있던 IT기업들이 판교 테크노밸리에 입주를 마친 것은 2013년말. 그해 여름 엔씨소프트가, 12월엔 넥슨컴퍼니가 각각 입주를 마치면서 대형 IT업체의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판교 테크노밸리는 성남시와 입주기업엔 서로 '윈윈'이 되는 계획도시다. 2015년까지 100% 입주가 완료되면 성남시는 500억원 이상의 세수증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입주기업도 인근 토지공급가의 3분의2가량만을 치르는 혜택을 누렸다.

하지만 판교에서 일하는 개발자나 성남시의 일자리 창출은 기대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달리 판교 테크노밸리 개발자들은 살 곳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한다.

판교에 입주한 주요 IT상장사의 평균연봉은 약 4000만원. 고용노동부에서 제시한 2012년 한국의 5명 이상 사기업 직장인 평균연봉인 3403만원보다 15% 높은 수준이다. 판교 테크노밸리 주변 전세가가 국내 최고 수준임을 감안했을 때 고액연봉자가 아닌 국내 개발자들은 판교에서 내집을 구하기가 버거운 상황이다.

일자리창출 효과도 제조업 위주인 다른 계획도시보다 작은 편이다. 통계청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울산시의 지난해 평균임금은 3840만원으로 2위 서울보다 약 500만원 많다.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등 대기업 덕분에 도시가 활성화된 까닭이다.

전문기술을 위주로 하는 IT기업은 제조업과 달리 인근 지역에서 개발자를 구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이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발전에도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밀집된 공간에 3만800여명의 직원이 몰리다보니 주차난도 심각하다. 대부분 기업은 지하주차장 배정을 위해 추첨을 한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주차장 배정 당첨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성남시에선 3곳의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하고 마을버스 노선을 확충하는 등 해결책 찾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테크노밸리 내 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판교 테크노밸리내 IT업체에서 근무하는 한 회사원은 "지인을 통해 다른 업체의 주차장이라도 빈 곳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며 "주차공간을 배정받고 막상 차를 잘 가져오지 않는 직원에게 웃돈을 주고라도 주차공간을 확보하려고 하는데 그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강남 뛰어넘은 '판교 집값'…오피스텔은 40%나 비싸

판교테크노밸리 인근에서 1억 중반~2억원가량에 전셋집을 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테크노밸리 바로 옆에 위치한 풍성신미주 83㎡(이하 전용면적)의 경우 전셋값이 4억~4억5000만원선이다.

그나마 저렴하다는 인근 휴먼시아 59.8㎡도 3억7000만원에 달한다. 2억~3억원 이하 전세아파트를 찾는 이들에게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대중교통으로 20~30분가량 소요되는 성남시 분당구나 수정구(구시가지), 용인 수지구 등을 추천했다.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수원 영통이나 안양 동안구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피스텔로 눈을 돌려도 상황은 만만치 않다. 아직 지하철 신분당선 판교역 인근 상업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공급이 거의 없다. KCC웰츠타워 36㎡ 전셋값이 1억8000만~2억300만원선.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80만~90만원대였다. 면적이 작은 판교엠타워 17㎡도 전세는 최소 1억3000만~1억8000만원. 월세는 보증금 1000만원에 60만원이 넘었다.

테크노밸리가 위치한 동판교 전셋값은 입주를 시작한 2009년 이후 2배 넘게 상승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9년 동판교 아파트 3.3㎡당 평균 전셋값은 743만원이었으나 지난해 1473만원까지 올랐다. 주거지가 밀집한 서판교도 같은 기간에 3.3㎡당 632만원에서 1352만원으로 상승했다.

이는 서울 강남권 전셋값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지난해 강남구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3.3㎡당 1472만원.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1423만원, 1232만원이었다.

오피스텔 전셋값은 판교가 강남3구를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판교 3.3㎡당 평균 오피스텔 전셋값은 1265만원으로, 서초(761만원) 강남(744만원) 송파(741만원)보다 40%가량 높게 형성됐다.

[이재윤 기자 트위터 계정 @mton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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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판교(경기)=이재윤·홍재의기자 h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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