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난대선에서 자동개표기 오분류 '확인'

강세훈 2013. 10. 29.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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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 107개 투표구 중 14곳에서만 100여표 오분류 발견중앙선관위 "운영상의 오류로 볼 수 있어" 주장 불구 파장 클 듯

【서울=뉴시스】우은식 강세훈 박성완 기자 = 지난해 12월 실시된 대통령선거 일부 지역구의 개표 과정에서 기표용지를 자동 분류하는 투표지분류기(전자개표기) 오작동으로 후보자 득표수가 잘못 집계돼 검표과정에서 수정한 사실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뉴시스가 29일 단독 입수한 '제18대 대통령선거 목3동 제4투표구' 개표상황표에 따르면 투표지분류기를 통한 자동 분류 결과 전체 유효투표수 2629표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1083표,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1530표를 각각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에 대한 검표를 거쳐 확인된 심사·집계부 집계 결과는 박근혜 후보 1169표, 문재인 후보 1445표 등으로 최종 집계됐다. 유효투표수도 2629표에서 2630표로 정정됐다.

박 후보는 86표가 늘어났고, 문 후보는 85표가 줄어든 것으로 애초 박근혜 후보 지지표 85표가 문 후보 지지로 잘못 분류됐고, 박 후보 지지표 1표가 추가로 누락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인근 투표소인 '신정7동 제1투표구' 개표상황표에서도 이같은 오류가 발견됐다.

투표지분류기에 따르면 유효투표수 2183표 가운데 박근혜 후보가 1099표, 문재인 후보가 1073표로 기록됐으나, 실제 검표에서는 박 후보가 1097표, 문 후보가 1091표를 각각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강지원 후보가 얻은 6표도 4표로 수정됐다.

이곳 개표에서는 실제 검표 결과 박 후보는 2표 줄어든 반면, 문 후보는 18표가 늘어났다.

특히 이곳에선 투표지분류기에 따른 유효투표수가 2183표였으나 실제로는 2197표로 나타나 유효투표수 집계에서도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뉴시스 취재결과 목1동·신정2·3·4·6동·신월1·4·5동 등 양천구에서만 14개 투표구(양천구 전체 투표구 107개)에서 투표지분류기 개표결과와 심사·집계부 개표결과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100여표 이상이 잘못 분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선관위는 뉴시스가 취재에 들어가자 양천구에서의 투표지분류기 오분류 사실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면서도, 검표 절차를 거쳐 이를 바로잡았기 때문에 실제 투표결과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확인해 본 결과 양천구 9군데 투표구에서 불일치한 것으로 나왔다"며 부분적으로 내용을 인정하면서도 "기계적인 오류가 아니라 운영상의 오류로 볼 수 있다. 운영사무관이 잼(종이걸림 현상) 처리 과정에서 실수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앙선관위의 이같은 설명은 전자개표에 이은 검표 과정이 부실했을 경우 실제 득표수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업계의 관계자는 "운영사무원이 전산에 대해 맹신한 상태에서 투표지분류기 자료를 그대로 신뢰하고 확인과정을 소홀히 할 경우 정확성에 관한 논쟁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다"며 "태생적 오류를 지닌 기기가 개표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는 자체가 국제적 수치"라고 말했다.

한편 투표구란 투표 관리를 위해 편의에 따라 구분한 구역으로 한 선거구에 여러 개의 투표구를 둔다.

eswoo@new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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