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혜택도 젊은 세대가 '불리'

조철환기자 2013. 10. 1.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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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을 돈에서 낼 돈 빼면 68년생은 4390만원.. 90년생은 1780만원

세금으로 지급되는 기초연금을 놓고 세대간 불평등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본인이 납부하고 나중에 돌려받는 국민연금도 세대간 불평등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젊은 세대(1990년생ㆍ만 23세)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중장년 계층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재정학회가 내놓은 '국민연금의 세대간 회계와 형평성' 논문에 따르면 국민연금 가입자를 세대별로 나눈 뒤 이미 납부했거나 납부할 보험료 대비 돌려받는 급여의 차액을 분석한 결과, 2008년 국민연금 제도 수정 당시 조사대상 중 가장 막내 세대인 1990년생에게 돌아가는 차액 규모가 가장 작았다.

국민연금연구원 최기홍 연구위원은 재정학회에 기고한 이 논문에서 평균 수명과 미래 이자율을 감안, 90년생 남성 가입자(이하 동년배 평균 소득자 기준)가 은퇴 후 받게 될 연금총액의 현재가치를 7,300만원으로 추정했다. 또 평생 납부할 보험료 현재가치는 5,520만원으로 분석됐다. 90년생 가입자의 경우 연금 가입을 통해 약 1,780만원의 혜택을 챙기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1968년 남성 가입자에게는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령층이 평생 국민연금에서 받게 될 급여는 7,030만원이었는데, 이는 은퇴 이전 납부하게 될 보험료 현재가치(2,630만원)보다 4,390만원이나 많은 규모다. 1998년 이후 국민연금 재정 고갈을 막기 위해 '보험료는 늘리고 혜택은 줄이는'내용의 재정안정화 조치가 수 차례 이뤄지는 바람에, 조카 세대에게 돌아가는 혜택의 절대규모가 삼촌 세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각 세대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수익률로 평가하면 고연령층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구조가 더욱 확연하게 드러났다. 1943년에 태어난 만 70세 남성 가입자의 경우 보험료보다 2.8배나 많은 연금을 타고 있지만, 68년생과 90년생은 수익성 비율이 각각 1.7배와 1.62배에 머물렀다.

최 연구위원은 "국민연금은 혜택이 가장 적은 90년생도 낸 것보다 많은 돈을 챙기는 구조라며, 이는 현재 구조로는 이 연금체계가 지속될 수 없다는 걸 뜻한다"고 말했다. 연금 체계가 지속되려면 특정 세대가 이익을 보는 것에 맞춰 누군가는 손해를 봐야 하는데, 모든 세대가 낸 것보다 많은 걸 받아가면 결국 재원 고갈을 맞게 된다는 것이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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