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세 대출도 세대격차.."20·30대 허리 휘네"
20대 보증금 대출 2년새 갑절…30대도 28.7% 급증
'출구전략'으로 내년 금리 오르면 이자 부담 가중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전월세 가격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보증금 마련을 위한 대출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대 가구의 관련 대출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저금리 덕분에 당장 부담은 크지 않아도 금리가 반등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12년 가계 담보 및 신용대출은 가구당 평균 3천472만원으로 2010년(3천50만원)보다 13.8% 늘었다.
연령대별로는 30세 미만 청년층 가구의 담보·신용대출이 2010년 765만원에서 2012년 1천75만원으로 40.5% 급증했다.
30대와 40대, 50대의 담보·신용대출은 같은 기간 13.6∼17.6%씩 많아지는 데 그쳤다. 60대 이상 가구는 오히려 담보·신용대출 금액이 12.3% 줄었다.
문제는 20∼30대 가구의 경우 늘어난 대출액의 거의 절반이 전월세 보증금 충당에 쓰인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30세 미만 가구의 전월세 보증금 마련용 대출 비중은 2010년만 해도 담보대출의 16.6%와 신용대출의 33.3%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2년에는 담보대출의 25.6%와 신용대출의 39.4%로 비중이 9.0%포인트와 6.1%포인트씩 급증했다.
단순 계산으로 2010년에는 전월세 보증금 마련을 위해 165만원을 대출했다면, 2012년에는 거의 갑절인 319만원을 빌린 셈이 된다. 증가폭은 154만원으로 이 기간 담보·신용대출 증가액(310만원)의 절반이다.
30대 가구 역시 같은 기간 보증금 대출 규모가 322만원에서 479만원으로 156만원(28.7%) 늘었고, 이는 이 기간 담보·신용대출 증가액(387만원)의 40.4%에 해당한다.
반면 40∼50대의 관련 대출은 34만원과 77만원씩 늘어나는데 그쳤고, 전체 담보·신용대출 증가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10%에 불과했다. 60세 이상 가구의 전월세 보증금 대출은 41만원에서 44만원으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자가주택보유율이 낮은 20·30대 가구가 전월세 대란으로 인한 충격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았다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올해 들어서도 전월세 가격 상승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만큼 부채가 더 늘었을 수 있다"면서 "미국의 양적완화 출구전략이 연내 시행되면 내년에는 금리가 올라 가계 부담이 심화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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