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稅혜택 '뚝' 연금저축 어이할꼬

2013. 8. 18. 17:1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봉 3억원 A씨, 稅부담 114만원 늘어..증권·보험사 신규고객 가입유치 비상

금융회사 유명 펀드매니저인 A씨. 연봉만 3억원이 훌쩍 넘는 그는 그동안 개인연금저축펀드에 매달 100만원 이상씩 꼬박꼬박 납입해 왔다. 연간 한도 400만원 한도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데다 10년 불입 후 연금 수령시에도 연간 1200만원까지는 분리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이제 불입액을 대폭 줄일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내년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연금저축에 대한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소득세 절감 효과가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세제개편안은 고소득 월급쟁이에 대해 각종 소득공제 및 비과세 감면 혜택을 줄이는 대신 저소득층에 대한 세제 지원을 늘리는 게 핵심 골자다. 정부안에 따르면 7000만원 이상 고소득자들의 경우에는 세부담이 전년 대비 33만원(연봉 7000만원)에서 865만원(연봉 3억원 초과)까지 늘어난다고 돼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안은 평균치에 불과하다. 그동안 '세(稅)테크' 에 밝아 연말정산 때 소득세 환급을 많이 받기 위해 개인연금저축을 한도 이상 가입한 중산층 이상 월급쟁이들은 세금 부담이 더 많아지게 됐다.

400만원 한도 소득공제가 400만원까지 납입액의 12% 세액공제로 바뀌게 되면 예전보다 훨씬 얇아진 연말정산 환급액에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우선 올해까지 다시 말해 내년 2월에 받게 되는 연말정산에 적용되는 연금저축의 경우 최대 4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해주는 방식이다. 이 금액에 소득수준별 세율을 곱하면 돌려받는 금액이 결정된다. 예를 들어 과표 소득(연봉에서 각종 소득공제 항목을 빼고 남은 것)이 3억원 이상(적용 소득세율 구간 38%)인 A씨가 한도인 400만원 이상의 연금저축을 불입하면 400만원에 38%를 곱한 152만원에다 소득세의 10%로 부과되는 지방세를 합쳐 총 167만2000원을 내년 2월에 돌려받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세법개정안에선 연간 한도는 400만원까지로 동일하지만, 12%의 세액공제로 바뀌었다. 연봉이 얼마냐에 상관없이 400만원 한도 내에서, 불입액의 12%만 세액공제 혜택을 받게 된 셈이다. 이 때문에 A씨는 내년엔 400만원 이상을 개인연금저축으로 불입해도 2015년부터는 최고 52만8000원(소득세+지방세)만 환급 혜택을 보게 된다. 세법개정안 이전과 비교해보면 똑같은 개인연금저축에 가입했는데 114만4000원의 세금을 더 납부해야 하는 셈이다.

개인연금저축 세금효과가 줄어드는 것은 연봉 3억원이 넘은 A씨만이 아니다. 연간 한도액인 400만원을 모두 납입한다고 가정하고 계산해보면 소득 하위계층인 과세표준 1200만원 미만인 근로자를 제외한 나머지 전체 소득 구간 근로자 1200만~4600만원 이하(13만2000원), 4600만~8800만원 이하(52만8000원), 8800만~3억원 이하(101만2000원)에서 세금을 추가로 더 내야(세금 환급을 덜 받는) 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

김예나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세무사)은 "고소득 연봉자의 경우 예전에 비해 개인연금저축이 세제 혜택 측면에서 매력이 크게 떨어진 상품이 돼 버렸다"며 "특히 개인연금저축과 퇴직연금 등 사적연금의 경우에는 연간 한도 1200만원을 초과하면 종합소득과세 적용 대상이 되기 때문에 분리과세 혜택도 크게 누리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중산층과 고소득층들의 개인연금저축상품 연말정산 혜택이 크게 줄어들면서 증권, 보험, 금융업계에선 크게 당황하는 모습이다. 가을 시즌이 되면 그동안 연말정산을 미끼로 고객 가입 유치 마케팅을 많이 해왔는데 올해는 혜택이 줄어들어 이마저도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증권사 지점 한 관계자는 "올해는 펀드 수익률도 신통찮은 상태에서 연말정산 효과까지 줄어든다고 하니 신규 고객 유치는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분위기"라며 "발표 이후 신규 가입 문의는 뚝 끊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근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