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흉포화 엽기살인..'일그러진' 사회상 반영

2013. 7. 10.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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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잔혹범죄는 이기주의 공동체상이 투영된 결과물"

전문가 "잔혹범죄는 이기주의 공동체상이 투영된 결과물"

(수원=연합뉴스) 이우성 최해민 기자 = "시신에서 살점 도려내고, 보험금 타려고 시신 지문 떼어내 주민등록증 발급시도, 부인 살해 후 토막내 유기…"

갈수록 흉포해지는 잔혹범죄에 전국이 들썩이고 있다.

일각에선 범행 후 죄책감을 갖기보단 증거인멸을 위해 시신훼손도 서슴지 않는 인명 경시풍조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상대를 짓밟는 경쟁위주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용인 모텔 엽기살인사건 피의자 심모(19)군은 지난 8일 오후 9시께 용인시 기흥구 한 모텔에서 한 달전 친구소개로 알게 된 A(17)양을 성폭행한 뒤 목졸라 살해했다.

심군은 범행사실을 감추기 위해 시신을 처참하게 훼손했다.

다음날 오후 1시 16분께까지 무려 16시간여 동안 모텔방 화장실에서 공업용 커터칼로 시신 살점을 도려냈다.

거의 뼈만 남은 시신을 김장용 비닐봉지에 담고 나머지는 변기에 버렸다.

시신훼손 수법만 보자면 1년여전 수원 오원춘 살인사건과 유사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존엄도 없었다. 다만 범행을 감추기 위해 시신의 무게와 부피를 줄이는 것만 중요했다.

전과도 없는 평범한 10대가 범행한 것으로는 경찰조차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

경찰에 자수, 긴급체포된 심군은 "시신을 모텔 밖으로 옮기기 편리하게 하기 위해 살을 도려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원춘처럼 지나가는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납치해 범행한 것과는 달리 심군은 성폭행 후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며 "엄청난 일을 저지른 뒤 경찰에 잡히지 않겠다는 짧은 생각이 평범한 10대를 엽기적인 범죄자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제주에서는 50대 여성이 내연남 등과 짜고 옛 애인을 살해한 뒤 오른손 엄지손가락 지문을 도려내 고인의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으려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피의자들은 고인 명의로 9억원 상당의 생명보험을 들어놓은 뒤 계획적으로 범행, 고인의 지문을 이용해 보험금을 타내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에서는 40대가 단란주점 인수문제로 갈등을 빚던 70대를 살해한 뒤 주점 무대 옆 벽면에 시신을 담은 나무상자를 콘크리트로 덮어 유기했고 9월에는 파주에 거주하던 40대 공무원이 부인을 살해한 뒤 토막 내 야산에 유기했다 검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성조차 무시하는 잔혹범죄가 이기주의 만연한 경쟁위주의 사회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용인 사건과 같은 흉악범죄는 결국 우리 사회가 낳은 결과물"이라며 "과정보다는 결과가 먼저이고, 승자가 모든 걸 독식하기 위해 주변을 짓밟는 사회상이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마저 무시하는 잔혹 범죄로 투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도 "조금이나마 인간을 존중하는 마음이 있다면 시신훼손은 생각도 못할 것"이라며 "범죄에 대한 죄책감이나 생명존중보단 당장 경찰에 잡히지 않는 게 먼저다보니 잔혹범행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goa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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