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중이 불러서 호텔방 갔더니, 팬티만.."

입력 2013. 5. 10. 17:37 수정 2013. 5. 1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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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최경준 기자]

박근혜 대통령 방미 수행 중 성추행 의혹으로 전격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서면서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지난 7일 밤(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주미 한국대사관이 현지에서 채용한 한국계 미국인 여성을 성추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해당 여성의 신고를 받은 워싱턴DC 경찰은 윤 전 대변인의 성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워싱턴DC 경찰의 사건 보고서와 피해 여성의 진술, 미주한인 온라인커뮤니티에 퍼져 있는 주장, 청와대에 밝힌 윤 대변인의 해명 등을 모아 당시 사건을 재구성해보았다(이하 현지시각).

박 대통령 숙소 코 앞에서....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지난 5월 7일 밤 윤창중 전 대변인은 워싱턴DC 숙소 인근 호텔 바에서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파견된 20대의 인턴 여직원과 술을 마셨다. 인턴 여직원은 미국 시민권자이며, 이번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행사를 위해 채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술을 마신 호텔은 윤 전 대변인과 청와대 기자단이 묵었던 호텔에서 차량으로 약 10~15분 가량 떨어진 곳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숙소인 블레어 하우스(영빈관)에서는 걸어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윤 전 대변인은 당시 인턴 여직원과 술을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둘만 마신 게 아니라 운전기사도 함께 마셨다고 주장했다.

문제의 사건은 이날 오후 9시 30분경 발생했다. 호텔 바를 나온 윤 전 대변인이 여직원을 자신의 방으로 데려가 술을 한 잔 더 마셨고, 그 과정에서 윤 전 대변인이 몸을 더듬는 등 1차 성추행을 했다는 게 여직원의 주장이다.

여직원은 경찰에 신고 당시 윤 전 대변인이 "허락 없이 엉덩이를 '움켜쥐었다'(grabbed)"고 진술했다. 이 여직원에 따르면, 욕설을 동반한 윤 전 대변인의 성추행은 30여 분 동안 진행됐고, 참다못해 방을 뛰쳐나간 것은 이날 오후 10시였다고 한다.

현지 취재진에 따르면 여직원은 곧바로 자기 방으로 돌아갔지만, 윤 전 대변인은 다음날(8일) 새벽 5시경 다시 이 여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방으로 불렀다. 여직원이 거부하자, 윤 전 대변인이 욕설을 퍼부었고, 어쩔 수 없이 윤 전 대변인의 방에 갔을 때, 윤 전 대변인은 알몸 상태였다는 게 이 여직원의 주장이다. 여직원은 다시 거세게 항의했지만, 돌아온 건 윤 전 대변인의 욕설과 폭언이었다고 한다.

윤창중 "속옷 차림은 샤워하고 나와서... 추행 없었다"

반면 윤 전 대변인이 귀국 후 청와대 민정수석실 측에 밝힌 해명에 따르면, 여직원이 자신의 호텔 방에 들어왔을 때 속옷 차림으로 있었던 것은 샤워를 하고 나왔기 때문이었다고 항변했다. 윤 전 대변인은 또 "수행하는 여성 인턴이 자료를 갖다 주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호텔 키를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 전 대변인은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여직원과) 술을 마신 건 맞지만 추행이라는 행동까지는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또한 욕설이니 폭언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여직원은 성추행을 당한 직후인 8일 오전 워싱턴DC 경찰에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고 한다(그러나 경찰 조서에는 사건 신고가 이날 낮 12시 30분경 전화로 접수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여직원이 윤 전 대변인을 성추행 혐의로 경찰서에 신고할 당시, 박 대통령은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영어로 연설하고 있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주미 한국대사관에 그 사실을 통보하고,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신원 확보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조사를 마친 경찰은 윤 전 대변인을 조사하기 위해 이날 오전 호텔로 찾아왔다.

그러나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이 대한민국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하기 위해 온 외교사절단이라는 점을 들어 조사에 응하지 않았고, 경찰은 윤 전 대변인에게 호텔에 머물고 있으라고 통보한 뒤 일단 풀어줬다고 한다.

미국 내 한인 생활정보 사이트인 '미시USA'(missyusa.com)에 9일 오전 6시경(현지시각) 올라온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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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행 없었다'더니... 짐도 안 챙기고 급히 귀국, 줄행랑?

경찰이 돌아가자, 윤 전 대변인은 급히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기자단과 함께 머물렀던 숙소 내에 있던 자신의 짐도 챙기지 않은 상태였고,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제공하는 차량의 지원도 받지 않았다.

윤 전 대변인은 자신의 신용카드로 400여만 원에 달하는 대한항공 비즈니스석 항공권을 직접 발권, 오후 1시 30분 워싱턴DC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한국시간 9일 오후 4시 55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이런 사실이 처음 한인 사회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9일 오전 6시 8분경이다. 미국 내 한인 생활정보 사이트인 '미시USA'(missyusa.com)에 '이번 박근혜 대통령 워싱턴 방문 중 대변인이 성폭행을 했다고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을 쓴 사람은 "청와대 대변인 윤창중이 대사관 인턴을 성폭행했다"며 "이 피해자는 행사 시간 중 인턴을 했던 교포 여학생"이라고 밝혔다.

9일 오전 11시경, 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 중이던 이남기 홍보수석은 방미 기자단의 숙소인 로스앤젤레스 밀레니엄 빌트모어 호텔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이 윤창중 대변인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미 윤 전 대변인이 한국에 도착, 민정수석실의 조사를 받은 뒤였다.

이남기 수석은 경질 사유에 대해 "윤 대변인이 박 대통령의 방미 수행 중 개인적으로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됨으로써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보이고 국가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변인은 현재까지 외부와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어서 더 이상의 정확한 진위 여부에 대한 해명을 듣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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