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하나 뽑는데 대학병원 가서 2년 기다려야

최효안 2011. 1. 15. 2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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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뉴스>

<앵커>

사랑니 때문에 고생하다가 결국 뽑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랑니 하나 뽑기 위해서 2년씩 기다리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속사정을 최효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의 한 치과의원.

사랑니가 아파서 왔다고 하자 더 듣지도 않고 진료를 거부합니다.

[(사랑니)치료 쪽은 아예 없어요. (사랑니는) 아시는데 가셔서 하셔야 하고요.]

또 다른 치과에서도 염증 치료는 몰라도 사랑니 발치는 못한다고 손을 내젔습니다.

[(사랑니)잘 안 뽑아 줘요. (병원 수입에)크게 도움되는 것도 아니고 나중에 탈나면 복잡하고 이래서…]

이렇게 사랑니 환자들은 치과의원을 찾아갔다가 문전박대를 당하기 십상입니다.

사랑니 발치는 중요한 신경이 지나는 부위를 건드려야 하기 때문에 자칫 신경 손상과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높습니다.

그런데도 의료수가는 3~4만 원 선에 불과해 수술을 꺼리는 겁니다.

[개원치과의사 : (사랑니 발치는)시간 들이는 거에 비해서 돈이 안 되고, 문제는 어쨌든 수가가 너무 적은 거. 위험한 건 안 뽑는다니까요.]

더구나 지난 2009년 사랑니 발치 후유증 책임의 80%를 의사가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온 뒤부터 이런 기피현상이 더욱 심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학병원은 사랑니 환자들로 초만원입니다.

[윤혜진/'사랑니 발치' 환자 : 짜증나죠, 돈도 진짜 많이 들고, 시간도 들고, 대학병원은 예약도 많이 꽉 차있고, 특히 사랑니 발치는 진짜 많이 꽉 차있다고 오래 기다려야 된다고 그러더라고요.]

실제 이곳 서울대 치과병원의 경우, 사랑니 발치를 하려면 길게는 2년 가까이 기다려야 할 정도로 대기 상황이 심각합니다.

[김명래/이대 치의학대학원장 : 의료수가가 뒷받침을 해줘야하고, 불행한 일에 대해서 보상적, 정책적 배려가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랑니 하나를 뽑기 위해 대학종합병원까지 가야하는 부실한 의료체계, 그 불편과 부담을 환자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김학모, 설치환)

최효안 hyoa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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