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내분, 정청래와 황주홍은 왜?

입력 2013. 2. 9. 17:13 수정 2013. 2. 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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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문재인 책임지고 사퇴" 압박에 "황 의원이 모범을"… 말로만 "계파 갈등 청산"

[미디어오늘 정상근 기자]

지금의 민주통합당은 인화 물질이 잔뜩 싸여있는 분위기다. 누군가 불을 내면 민주통합당은 걷잡을 것 없이 불길이 번져갈 것 같은 모양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고 워크숍을 통해 당의 단결을 도모했지만 큰 효과는 거두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 7일 민주통합당 의원총회 자리에서 정청래 의원은 황주홍 의원 앞에서 "계파적 시각에서 말하는 것이 아니"라고 전제하며, "황주홍 의원이 모범적으로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말했다. 황주홍 의원이 대선 책임을 근거로 문재인 의원에 대한 의원직 사퇴를 언급한 것에 대한 반박이었다.

여기에 정 의원은 황 의원을 겨냥해 "9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하야발언에 문 후보 의원직사퇴와 정계은퇴 운운, 문 후보가 박정희 묘소를 참배하지 않았다며 비판한 황 의원을 징계해 달라"고 까지 말했다.

그러자 황주홍 의원은 8일 오후 자신의 '초선일지'를 통해 "정청래 의원의 평소 인품과 충성심으로 볼 때 전혀 놀랄 일이 아니"라고 비꼬았다. 황 의원은 "민주당 일부 국회의원들이 조금 걱정스럽다"며 "국민을 기준으로 정치해야지 우리는 지금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또한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과 동떨어져있는 생각이야 말로 민주당의 징계대상"이라고 되받았다.

그러자 정청래 의원은 7일 자신의 트위터에 "'평양에는 가면서 왜 종편에는 안 나가는가?'라고 민주당 동료의원들을 폄훼한 황주홍 의원은 박정희를 세종대왕보다 존경한다면서 왜 박근혜당에는 안 가는가?"라고 황 의원을 추가로 비판했다.

이어 정 의원은 황 의원을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 "내 처갓집(전남 강진) 동네 의원이지만 처남에게 들으니 대선 때 코빼기도 안 보이고 중앙에서 언론플레이만 일삼은 비양심적 사람이라 불의를 격퇴하는 차원"이라며 "국회의원을 떠나 참 나쁜 인간성의 소유자"라고 재 비판했다.

▲ 정청래 민주통합당 의원이치열 기자 truth710@

같은 당, 동료의원들끼리 이처럼 날선 언어로 공방을 주고받고, 사퇴·징계를 거론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두 의원의 감정이 매우 격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같은 감정의 골은 비단 두 의원 사이의 일 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두 의원 간의 싸움은 민주통합당 내부에 상존하는 갈등의 골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이른바 진보성향의 주류·486 의원들과 보수성향의 비주류·호남 출신 의원들의 갈등은 좀처럼 매듭지어지지 않고 있다. 민주통합당이 지난주 1~2일 의원단 워크숍을 통해 '계파정치를 청산'하겠다고 합의했지만 오히려 계파갈등은 오히려 더 깊어진 셈이다.

특히 최근 문재인 후보 복귀설이 돌면서 갈등은 더 첨예해지고 있다. 황주홍 의원이 문재인 후보 사퇴를 재론한 것도 문 후보 복귀설이 나돈 뒤다. 대선 책임공방과 전당대회를 앞두고 힘겨루기 중인 주류와 비주류 사이에서 문재인 변수는 양 측 모두 촉각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 황주홍 민주통합당 의원©황주홍 의원 블로그

당 내 노선을 둘러싼 이견도 표출되고 있다. 비주류 김영환 의원은 8일 북핵문제를 거론하며 "자기 중심 없이 진보정당이나 재야세력에 끌려다니면 안된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발언, 제주해군기지,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문제를 재론했다. 현재 당의 공식적인 대선평가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는 상황에서 의원단 내부에서 개인발언이 계속되고 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내가 황 의원을 공개 비판한 것은 우선 황 의원 개인의 특성이 있다"며 "문재인 후보의 공개사퇴 요구의 경우에도 문 후보는 우리의 자산인데 이에 상처를 내면서 자신의 이름을 내려고 한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이어 "소위 쇄신파는 당에서 일하지 않고, 새누리당과 싸우지 않고 불만만 토해내면서 우향우 얘기만 한다"며 "시대와 동떨어지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이 진보개혁 노선을 걸어서 이나마 라도 표를 얻었다고 보는데, 진보개혁 때문에 망한 것처럼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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