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철도' 는 진행하면서..경전선 '제2호남선 되나'

배명재 기자 2010. 12. 2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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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6시간 45분이나 타고 왔십니더. 순천에서 광주 오는데 2시간 걸리는데, 말이 됩니껴."

광주시내 한 시민단체 간부는 지난 10월 광주비엔날레를 보러온 부산지역 예술인들의 핀잔을 잊을 수 없다. 그들은 "이런 홀대를 참고만 있을 거냐"고도 했지만, 할 말이 별로 없었다. 비엔날레 소감보다는 경전선 철도가 단연 화제가 됐다.

경전선은 부산과 광주 사이 342㎞를 잇는 철도다. 1905년 부산~마산 구간 개통을 시작으로, 동쪽으로 뻗어오면서 1930년 순천~광주 송정역 구간이 마지막으로 이어졌다. 지난 15일 마산까지 복선 전철이 깔려 고속철도가 다니기 시작한데 이어, 2011년 말 진주까지 고속철도가 들어간다.

그러나, 호남쪽으로 갈수록 정부 투자 강도가 약해진다. 진주~순천은 2012년 말까지 겨우 복선화가 이뤄지지만 여전히 무궁화호 철길로 남게된다. 문제의 순천~광주 구간은 복선화 계획조차 무기연기됐다.

◇"경전선, 제2호남선 되나"

=관심의 대상인 순천~광주 구간은 120㎞. 철로가 노후화하고, 고갯길이 많아 시속 30㎞ 아래로 달려야 하는 곳도 수두룩하다. 그래서 무려 2시간이나 걸린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정부가 이 구간 전철 복선화를 2011~20년 사이 검토대상사업으로 분류해온 터여서, 조만간 사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잔뜩 기대를 걸어왔다.

그러나 지난 10월 국토해양부가 다시 '2020년 이후 장기계획'으로 미루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제2 호남선' 논란을 부르고 있다. 복선화하는데 36년이나 걸린 호남선 홀대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광주시와 광주·전남지역 상공회의소 4곳 등은 청와대·국토해양부 등에 '2015년 이전 착수사업'에 넣어줄 것으로 건의해왔으나 여전히 대답이 없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전혀 말이 먹혀들지 않고 있다"면서 "관계부처 실무자들로부터 '괜히 떼쓰지 말라'는 구박까지 들을 때면 비참해진다"고 말했다.

정부의 이같은 자세는 전국 주요거점을 90분대로 잇겠다는 'KTX 철도망 구축 계획'을 스스로 외면하는 처사라는 지적도 따른다.

또 감사원으로부터 '경제성없는 사업' 판단을 받아 중단됐던 '형님 철도'(울산~경주~포항 복선전철화 사업)를 국회 예산 날치기를 통해 살려낸 것과 비교할 때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복선 전철 추진하라" 영·호남 한 목소리

=가전제품 등 수출품을 생산하는 광주·나주지역 산단 업체들은 특히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광주~순천 철도 사정이 좋지 않아 부산항과 광양항으로 화물을 싣고가기 위해 호남선을 이용, 전북 익산·대전까지 올라간 후 다시 전라선과 경부선을 타고 내려가는 불편을 겪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지역균형개발 차원에서 광주~순천 철도가 수년내에 정상화되는 줄 알고 있었다"면서 "돌고 돌아 수출항까지 가느라 너무 많은 물류비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용 광주하남공단 총무부장은 "경전선을 복선전철화할 경우 100분이면 부산까지 갈 수 있다"면서 "경전선을 4대 기간 철도망이라 부르면서, 유일하게 단선철도로 방치하려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말했다.

광주·목포·여수·순천광양과 부산·밀양·마산·창원 등 영호남 지역 8개 상공회의소도 이례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 상공회의소는 27일 청와대 등 80개 기관에 이곳 구간 복선전철화 조기추진을 건의하고, 해당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에게도 '공약사업'으로 채택할 것을 촉구키로 했다.

이들 상공회의소는 성명을 통해 "순천~광주 구간 복선화가 2020년 이후 검토대상 사업으로 분류되면서 영·호남 경제활성화와 교류가 장벽에 가로막히게 됐다"면서 "반드시 2015년 이전에 전철복선화 사업이 착수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복선철도인 진주~순천 구간도 복선전철화로 변경해 경전선을 명실상부한 4대 철도망으로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명재 기자 ninapl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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