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음성통화는 왜 이월 안 해주죠?

2010. 12. 16.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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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이윤기 기자]휴대전화를 스마트폰을 바꾸면서 정액요금제에 가입했습니다. 매월 정액요금을 납부하고 데이터통신 500MB, 음성통화 200분, 문자메시지 300건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돼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바꾸고나서 처음 두 달 동안 음성통화 200분을 다 사용하지 못했는데, 다음 달로 이월해주지 않으니 100분 가까이 남은 통화시간이 그냥 없어져 버리더군요.

지난 11월에 공짜 통화시간 200분을 다 사용하지 못한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휴대전화 통화 시간과 횟수를 늘렸다가 20일만에 음성통화 200분을 모두 사용하고 요금폭탄을 맞을 뻔했습니다.

어차피 200분은 공짜라고 마구 쓴 것이 화근

(11월 20일자) 열흘 동안 휴대폰 한 통도 안 걸었다, 괜찮았다

(12월 4일자) 지난 기사를 보신 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어차피 200분은 공짜라고 마구 쓴 것이 화근이 됐다는 반성문에 가까운 글이었지요. 그리고 열흘 동안 휴대전화 통화를 한 번도 안 하고 지냈는데 그것도 별로 힘들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기사로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두 개의 글을 쓴 후에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건 공짜라고 마구 쓴 제 잘못만 탓 할 일이 아니더군요. 교묘하게 소비자들을 현혹한 요금제도와 '무료'(?)라는 잘못된 용어 때문에 생긴 일이더라는 것입니다.

데이터 통신은 월말에 남은 용량을 마치 큰 선심이라도 쓰듯이 다음 달로 이월시켜주면서, 왜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는 다음 달로 이월시켜주지 않는 걸까요? 여기에 통신회사가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판매를 늘리려는 꼼수와 트릭이 숨어 있는 것이더군요.

왜 음성통화·문자는 왜 이월해주지 않나

정액 요금을 매월 4만 5천원씩 내고 있는데, 사용량 조회에 '무료이용량'이라고 표기, '돈 받고 팔아놓고 공짜로 줬다고 우기는 꼴

ⓒ 이윤기

통신회사에서는 기본요금 정액제 4만 5천원에 가입하면 '무료'(?) 무선데이터 500MB를, '무료'(?) 음성통화 200분, '무료'(?) 문자메시지 300건을 준다고 내세웁니다. 소비자들은 이 말에 속아 넘어간 것이지요. 이게 어떻게 무료란 말입니까? 매달 4만 5천원씩 정액요금을 꼬박꼬박 내고 있는데….

소비자들이 통신회사에 요금을 한 푼도 내지 않아도 그냥 공짜로 음성 통화시간과 문자메시지를 제공해주었을 때나 '무료통화', '무료문자'란 표현이 가능한 것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매월 정액요금을 납부하고 무선데이터 500MB, 음성통화 200분, 문자메시지 300건을 사용하는 것인데, 통신회사가 여기에 '무료'라는 단어를 가져다 붙이는 바람에 소비자들이 속아 넘어간 것입니다.

지금 요금제도를 가만히 따져보면, 통신사들은 매월 4만 5천 원의 요금을 받고, 무선데이터 500MB, 음성통화 200분, 문자메시지 300건을 팔고 있으면서, 정액요금을 받는 대신에 무선데이터 500MB, 음성통화 200분, 문자메시지 300건을 공짜로 준다고 우기는 꼴 입니다.

결국, 통신회사들이 사회의 일반적 거래관행에서 용인되지 않는 부당한 거래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통신회사들이 아무리 공짜로 준 것이라고 우겨도 사실은 월 4만 5천원을 내고 무선데이터 500MB, 음성통화 200분, 문자메시지 300건을 사용하기로 계약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본료를 4만 5천원이나 받아가면서 음성, 메시지, 데이타는는 무료라고 하는 꼼수를 쓰고 있다

ⓒ 이윤기

또 다른 측면에서 생각해볼까요? 만약, 통신회사들이 무선데이터 500MB 사용비로 기본요금 4만 5천 원을 받고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요금을 모두 따로 받았다면, 이렇게 비싼 요금을 물고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소비자가 지금처럼 많았을까요?

결코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통신회사에서는 공짜로 주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결국 소비자들은 무선데이타 500MB와 음성통화 200분, 문자메시지 300건을 한꺼번에 묶음으로 구매하였기 때문에 매월 기본요금으로 4만 5천원이나 내고 스마트폰을 사용하기로 계약을 한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통신회사만 탓할 문제가 아닙니다.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이런 요금제도를 허가해준 방송통신위원회도 문제지요. 아울러 이런 불공정한 요금제도를 그냥 내버려두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국가기관들도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이렇게 장황하게 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는 통신회사가 공짜로 준 것이 아니라 돈을 받고 저에게 판 상품이기 때문에 한 달 안에 다 사용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서입니다.

돈 받고 팔아놓고 공짜로 줬다고 우기는 꼴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제가 매월 기본요금 4만 5천 원을 내고 구입한 음성통화 200분과 문자메시지 300건을 다 사용하지 못하면 다음달로 이월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통신회사가 약관에 정액요금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사용기간을 일방적으로 월말까지(지나치게 짧음)로 한정한 것은 부당합니다.

정액요금제 이용하시는 분들, 무료통화 200분과 문자메시지 300건은 공짜로 받은 것이 아닙니다. 매달 4만 5천 원씩 꼬박꼬박 사용요금을 내고 받은 것입니다.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한 달안에 다 사용하지 않으면 없었던 것으로 하겠다'는 것은 통신회사가 일방적으로 정한 '부당한' 약관입니다.

정액요금을 내고 구입한 음성통화 200분과 문자메시지 300건을 다음 달까지 기간을 연장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것은 통신회사에게만 유리하고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약관에 해당됩니다. 불공정한 거래 관행을 고쳐야 하는 것입니다. 통신회사가 꼼수를 부리고 있는 부당한 약관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적극적인 소비자운동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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