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은 '홀쭉' 적금은 '빵빵'
[동아일보]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정기예금 수요는 줄어드는 대신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적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현재 KB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의 적금 잔액은 28조2544억 원으로 10월 말(27조5730억 원)보다 2.47%(6814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 4대 시중은행의 총수신은 658조6380억 원에서 659조1095억 원으로 0.07%(4715억 원) 증가에 그쳤다.
정기예금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말 368조3480억 원이던 4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367조4328억 원으로 0.25%(9152억 원) 줄었다.
연말마다 나오는 특판 정기예금에 고객을 뺏기던 적금이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올해 들어 두 차례 실시된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정기예금 금리의 지속적 하락이 원인이다. 한은에 따르면 10월 정기예금 평균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연 3.08%로 정기적금 평균금리(연 3.47%)보다 0.39%포인트 낮았다. 올 초만 해도 정기예금 금리가 3.76%로 적금(3.75%)에 비해 0.01%포인트 높았다.
이에 따라 예금과 적금의 금리 차는 2010년 12월(0.40%포인트) 이후 최대치로 벌어졌다. 고객들의 적금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신한은행이 2010년 10월 내놓은 '신한 월 복리 적금'은 올 5월 가입계좌 수가 100만 개를 넘어섰다. 지난달 말까지 총 105만600계좌에 걸쳐 3조7800억 원이 몰렸다. 이 상품은 최대 연 4.27%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3년간 돈을 넣으면 최대 연 4.6%의 금리를 쳐주는 KB국민은행의 'KB 첫 재테크 적금'도 이달에만 30만 계좌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잇단 기준금리 인하로 정기예금 금리가 2%대로 떨어지면서 저금리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은행들이 내놓는 특판 예금도 금리가 연 3%대가 대부분이어서 연 4%대 적금 상품의 인기는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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