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말고 다른 언론사도 연평도 술판?

입력 2010. 12. 1. 01:57 수정 2010. 12. 1.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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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식당에서 아예 술팔아…다른 언론사도 술마셔" "때와 장소 가려야"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현지 취재팀들의 음주행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30일 "MBC 취재진 30여 명은 지난 28일 밤 7시부터 11시(또는 12시)까지 연평도 연평리 해병대 충민회관에서 회식을 하면서 소주와 맥주 30여 병을 마셨"으며 '소란을 피우고 노랫소리까지 들려 주민과 군의 항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충민회관은 식당과 숙소 샤워실을 갖춘 시설로 면회를 온 가족은 물론이고 외부인도 이용할 수 있도록 돼있다.

두 신문의 보도가 있자 누리꾼들이 발끈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며 MBC 취재진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MBC는 술을 마신 것은 사실이나 고성방가하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진숙 MBC 홍보국장은 30일 "경위 조사 결과 회식을 하다가 반주를 곁들인 것이 사실이나 노래 부르며 떠들거나, 주민과 군으로부터 항의받은 일은 전혀 없었다"며 "옆자리에 다른 매체도 있었는데, 우리 인원이 많다보니 주변에 시끄럽게 들렸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자제했어야 했다. 술을 마셨기 때문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MBC는 이날 뉴스데스크에서도 소란피우거나 노래부르진 않았지만 술마신 것은 국민께 사과드린다고 방송했다.

하지만 MBC 현지 취재진들의 반응은 상당히 달랐다. 억울하다는 것이다. 우선 비난의 초점인 고성방가나 소란행위를 벌인 일은 없었다는 것이다. 다만 사람들이 많다보니 술자리가 다소 떠들썩했을 수는 있다는 이야기다.

▲ 30일 밤 방송된 MBC < 뉴스데스크 >

또 당시 저녁 식사 자리에는 MBC 뿐만 아니라 KBS 취재진도 옆(식당 문밖)에 있었고, 팩소주를 마셨다고 KBS 홍보주간이 밝혔다. 그런데 MBC만 '찍어' 문제삼은 것도 억울해하는 분위기다. 한 MBC 카메라 기자는 "충민회관에서 술을 같이 팔았고, 주변 마트에서도 술을 다 팔았다. 우리만 먹은 게 아니라 다른 언론사도 사다 마셨다"며 "우리가 회식했던 날 뿐 아니라 그 이틀 전인 26일 저녁에도 다른 방송사 취재진이 술과 저녁식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 삼으려면 문제겠지만 문제삼기 시작하면 전부 다 문제가 될 것"이라며 "취재진에 나가라 마라 하는 예민하고 불안한 상황에서 원래부터 술을 잘 마시는 언론인 입장에서 술 안마시면 뭘로 스트레스를 풀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러나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들 기자들의 음주 소란(?) 행위가 과연 용인할 만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잔뜩 긴장해 있는 군인들과 현지 주민들에게 이런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 수 있을까 하는 점을 간과한 것은 취재 기자들의 '감각' 차원에서 문제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당일 식당에 KBS 취재진도 있었다는 것과 관련해 한상덕 KBS 홍보주간은 "우리 취재팀에 확인해보니 당시 밤 9시30분께 식당에 갔더니 MBC가 식당 전체를 예약해놓은 바람에 문 바깥에 있는 데(평상)서 밥먹으면서 가져온 팩소주 한 잔 하고 금새 빠진 것"이라며 "술마시고 논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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