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발바리' 검거 형사 순애보에 전국이 '뭉클'
암투병 부인 간병위해 휴직하고 `막일'…"아내에 소홀, 죄스럽다"
동료들 3천만원 모금…전국서 일반인 성금·격려 쇄도
(청주=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암 투병하는 부인을 돌보기 위해 휴직계를 내고 막일에 나선 `청주 발바리' 검거 형사의 `순애보'가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그를 돕겠다는 온정의 손길이 뜨겁다.
19일 청주 청남경찰서에 따르면 20년 가깝게 형사로 일해온 이찬호(41) 경사는 암에 걸린 부인을 곁에서 돌보겠다며 지난 6월 중순 휴직계를 냈다.
이 경사의 부인은 4개월 전 위 절제 수술을 받았지만 이미 폐와 갑상선으로 암이 전이된 상태다.
병간호 틈틈이 병원비와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막일까지 하는 이 경사의 딱한 사정이 알려지면서 지난달 18일 청남경찰서 수사과 주도로 경찰 동료들의 성금 모금이 시작됐다.
사랑이 담긴 성금이 한푼두푼 모이면서 한 달 만에 3천여만원이라는 거금이 마련됐다.
외부의 격려와 도움의 손길도 속속 이어지고 있다.
부산에 사는 한 시민은 "우리 어머님이 위암 투병생활을 하다가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며 20만원을 선뜻 치료비에 보탰다.
강원도 홍천에 거주하는 한 경찰관도 "일면식도 없지만, 동료로서 당신의 아픔을 함께하겠다"며 10만원의 성금을 입금했다.
청주지역의 해병대 출신 인사들은 이 경사가 해병대 출신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 내주부터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이 경사는 지난 14일 경찰 내부 게시판에 글을 띄운 글을 통해 성금을 건넨 동료 경찰관들과 이웃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참으로 고마우신 이웃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마음이 있기에 하느님께선 분명 아내를 치유해 주실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이 경사는 2005년 부녀자 3명을 살해한 흉악범을 검거했고, 이듬해인 2006년에는 전국 곳곳을 돌며 49명의 여성을 성폭행한 일명 `청주 발바리'를 잡는 등 경찰 내부에서는 능력을 인정받은 `범생이(모범) 형사'다.
업무에 충실했던 만큼 가정이나 아내에게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이 경사는 또 "교만과 아집, 게으름에 빠져 가정과 아내에게 얼마나 소홀했는지를 생각하면 너무 죄스러워 하루하루가 죽고 싶은 심정"이라고 투병 중인 아내에게 간절한 속죄의 글도 남겼다.
이 경사의 정성어린 병간호에도 그의 부인은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지고, 수면제에 의존해 하루하루를 보내는 병마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7일 항암 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의 한 병원에 다시 입원한 그의 아내는 상태가 호전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사는 그러나 좌절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여러분의 사랑 저버리지 않겠다"며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나의 절반인 사랑하는 아내를 지키겠다"고 힘줘 말했다.
성금 모금을 주도하는 차상학 계장은 "사랑은 필히 암이란 놈을 이길 것"이라며 "이 경사는 부인이 쾌차할 때까지 용기를 잃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vodca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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