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를 떠나는 소프트웨어 거장

한상기 2010. 11. 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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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18일 레이 오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석 소프트웨어 아키텍트가 곧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레이 오지가 떠난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가 당분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매우 흥미로운 이슈가 될 것이다.

한때 빌 게이츠가 가졌던 '수석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라는 직책을 받았던 레이 오지가 떠나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제 어떤 소프트웨어 리더십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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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오지 마이크로소프트 수석 소프트웨어 아키텍트가 회사를 떠난다는 발표가 있었다. 그가 떠난 자리를 누가 채울지가 당분간 소프트웨어 분야의 흥미로운 이슈가 될 것이다.

10월18일 레이 오지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석 소프트웨어 아키텍트가 곧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국내에서는 별로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레이 오지가 떠난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가 당분간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매우 흥미로운 이슈가 될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식 방침은 당분간 그 자리를 비워두겠다는 것이다.

레이 오지는 빌 게이츠가 뛰어난 프로그래머라고 칭송한 소프트웨어 분야의 거장이다. 그가 만든 로터스 노츠(Notes)는 많은 기업에서 이메일과 기업용 협업 소프트웨어의 대명사가 되었다. 그가 설립한 그루브 네트웍스는 뛰어난 기술로 또 다른 협업 소프트웨어의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2005년 그를 얻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루브를 인수했고, 마이크로소프트에 결합한 뒤 그가 작성한 5000자짜리 메모 ‘인터넷 서비스 와해(Disruption)’는 향후 클라우드 컴퓨팅(이용자들이 컴퓨터 사용에 필요한 자원을 온라인으로 빌려 쓰는 서비스)이 왜 컴퓨팅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전략이 되어야 하는지를 역설한 것으로 유명하다.

ⓒReuter=Newsis 레이 오지는 오래전부터 30년 뒤 미래의 컴퓨터 환경을 디자인하고 싶어했다.

FUSE 그룹에 주목하는 이유

이후 MSN 라이브, 오피스 라이브로 전략 방향을 잡은 뒤 그는 최근 윈도 아주르(Azure)라는 클라우드 운영체제를 선보였다. 이때 그가 생각한 화두는 앞으로 30년 뒤 컴퓨팅 운영체제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였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아마존이나 세일즈포스, 구글의 클라우드 컴퓨팅은 단지 호스팅에 불과하다고, 또 우리가 지금 사용하는 운영체제 역시 30년 전 학교에서 배우던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 그는 30년 뒤 미래의 컴퓨팅 환경을 디자인하고 싶어했다.

그의 움직임 중에서 특히 내 관심을 끈 일은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FUSE(Future Social Experience) 그룹 설립이다.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의 릴리 쳉이 책임을 맡은 새로운 소셜 컴퓨팅 랩에 대해 오지가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소셜은 공유와 만나고, 소셜은 리얼타임·미디어·검색과 만나야 하고, 소셜은 3스크린과 디바이스 그리고 클라우드가 만나는’ 전략임을 천명했다. 그는 이러한 판단이 소셜 컴퓨팅에서 새로운 비전과 기술적 성취를 이루게 할 것이라 믿었다. 연구원 80여 명으로 시작하는 이 그룹의 향후 연구 성과가 앞으로 어떤 결과를 제시할지가 나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움직임이었다.

한때 빌 게이츠가 가졌던 ‘수석 소프트웨어 아키텍트’라는 직책을 받았던 레이 오지가 떠나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이제 어떤 소프트웨어 리더십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몇 달 전 〈월스트리트 저널〉이 지원한 콘퍼런스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CEO 스티브 발머와 레이 오지 사이에 인상적인 논쟁이 오갔다. 구글이 안드로이드와 크롬OS 두 가지를 갖고 왜 혼란스럽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스티브 발머가 비판하자, 바로 옆의 레이 오지는 “안드로이드는 과거에 베팅하는 것이고, 크롬OS는 모든 것이 온라인에 연결된 클라우드 환경인 미래에 베팅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티브 발머는 구글이 하나의 운영체제에 베팅해야 한다고 계속 역설했다.

한 명의 스티브(스티브 잡스-애플)는 회사를 살리고, 또 한 명의 스티브(스티브 발머-마이크로소프트)는 회사를 망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 이번 레이 오지의 사임이 ‘두 번째 스티브’의 잘못된 판단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물론 레이에게는 이번 결정이 또 다른 기회와 새로운 인사이트를 우리에게 보여주는 항해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지만.

한상기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ditor@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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