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정, <다섯손가락> 하차 결정 후 한연노 가입..누구 위한 조직인가?

2012. 8. 3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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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유수연 기자]

'화영 왕따설'로 사회적 논란의 중심이 되었던 티아라 멤버들은 결국 대중에게 사과하는 편지를 썼다. 멤버 중 한 명이 쓴 것으로 보이는 이 편지에서 티아라는 "많은 분들께 심려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1개월 만에 내놓은 티아라 멤버들의 사과 편지에 대중은 "아직 충분하지 않다" "이만하면 됐다"는 등의 의견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은정의 하차 전, < 다섯손가락 > 홈페이지에 게재되었던 함은정과 주지훈의 모습

ⓒ SBS

티아라 멤버들 사이의 갈등이나 은정 개인의 문제를 떠나, 이번 이슈를 통해 그 존재를 대중에게 확연히 드러낸 존재가 있었으니, 바로 한국 방송 연기자 노동조합 (이하 한연노, KBAU)이다. 티아라 멤버인 은정(본명 함은정)이 지난 21일 SBS 주말드라마 < 다섯손가락 > 에서 하차하게 되자 한연노는 조합원 함은정을 위해 성명서를 내고, SBS에 "은정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담당 PD를 퇴출하라"고 요구했다. 노조의 일반적인 역할에 비추어 봤을 때, 한연노의 이번 조치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과연 한연노가 은정에게 했던 것만큼 평소에도 작품에서 부당하게 하차하게 된 연기자 조합원들을 보호해 왔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 최근 KBS 2TV 월화드라마 < 해운대 연인들 > 에서 일방적인 하차 통보를 받은 탤런트 조성규의 발언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촬영 직전, 다른 배우에게 자신의 역할이 돌아간 것을 안 그는 한연노를 통해 수차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어떤 보상도, 성명서도 받지 못했다.

다음은 조성규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의 일부이다

"과연, '다섯손가락'의 함은정 배역을 다른 연기자가 아닌 노조집행부가 했어도 이렇게까지 성명서 내고 했을까? 씁쓸하단 표현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참고로, 지난 장자연 사건 때는 기획사의 잘못된 관행을 문제 삼으며 그렇게도 성토(연매협)하더니 이젠 연예제작자협회와 공조하겠다고? 하긴 뭐, 공조도 공조 나름이겠지만, 너희가..................... '어불성설(語不成說) 언어도단(言語道斷)'을 아는가?"

은정, < 다섯손가락 > 하차 결정 다음날 '한연노' 가입해

KBS 2TV < 해운대 연인들 > 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촬영 직전 갑작스럽게 하차 통보를 받은 배우 조성규.

ⓒ 조성규

24일을 기준으로 작성된 한연노의 노조원 명단을 살펴보면 조합원 각자의 가입일과 성명, 본명, 예명, 구분, 주민 번호가 일괄적으로 나열되어 있다. 한연노가 출연료 지급을 위해 제작사에 배포하는 이 노조원 명단에는 은정의 가입일도 명시되어 있다. 2012년 8월 22일. < 다섯손가락 > 하차가 결정된 바로 다음 날이었다.총 4279명 노조원의 이름이 담긴 이 명단에는 가입 후 10년 넘게 노조원으로 등록된 조성규도 포함되어 있다. 앞서 억울함을 호소했던 그의 가입일은 2000년 12월 28일이다.

이러한 사실들을 놓고 보면 "은정에게 원상복귀를 허하라"며 최선을 다하는 한연노의 진의가 의심스럽기까지 하다. 결국 이들은 조합원의 인권을 차별하는 조직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한연노의 주장처럼 "은정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구조적으로 관행화된 캐스팅 권력의 실체를 밝히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점에서 SBS와 제작사 예인E & M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 왜 조성규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고질적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 KBS와 제작사 SSD, 티모 E & M은 주시하지 않는 것일까?

조합원 모두의 입장 대변하는 공정한 연기자 노조 필요해

수많은 배우들은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 속에서 매일 밤낮 없이 촬영을 강행하고 있다. 때로는 은정이나 조성규처럼 촬영에 돌입하기 직전, 타의로 하차하기도 한다.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노조원 개인의 편에서 불합리한 대우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주는 노조가 있다는 것은 매우 다행이다.

하지만 은정의 하차를 통해 대중이 접하게 된 한연노는 과연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부디 한연노가 연예계 부익부 빈익빈을 비춰주는 거울이 아닌, 진정한 '노조원 개인의 권익 보호'를 위해 앞장서는 단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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