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교사인 교육감 딸, 레슬링 식단 연구해서 가산점"

2010. 10. 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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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박상규 기자]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이 11일 오전 인천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에서 딸 교원 특채, 인사비리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지는 가운데 머리를 손질하고 있다.

ⓒ 권우성

딸을 공교육 교사로 특별 채용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나근형 인천교육감이 국정감사에서도 집중 포화를 받는 등 곤욕을 치르고 있다. 11일 오전부터 인천교육청에서 열리고 있는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경기·인천교육청 국감은 마치 '나근형 국감'을 연상케 한다.

민주당 등 야당은 "보기 민망할 정도로 비리가 많다"며 "나근형 인천교육감은 알아서 물러나라"고 압박하고 있다.

특히 이날 국감에서는 사립 중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던 나 교육감 딸이 미심쩍은 연구대회 실적으로 교원 특채에서 가산점을 받은 것이 추가로 폭로됐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사립학교 수학교사인 나 교육감 딸이 레슬링 선수의 식단을 연구해 입상을 한 뒤 교육청 특채 서류전형에서 가산점까지 받았다"며 "아버지(나 교육감)가 딸에게 상을 주고, 딸은 다시 아버지가 수장으로 있는 교육청에 특채된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고 따졌다.

수학교사인 나 교육감의 딸, 레슬링 선수 식단 연구로 입상

김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나 교육감 딸은 '2008학년도 인천광역시 학교체육지도연구대회'에 응시했다. 수학교사였던 나씨의 연구보고서 주제는 < 레슬링 선수의 경기력 향상을 위한 식단 > . 나씨의 연구계획서에는 이런 연구 목적이 담겨 있다.

"제37회 소년체전에 참가하게 된 노OO 학생의 현재 몸무게는 105kg이나 110kg로 몸무게를 5kg 정도 늘려 100kg급에 출전 예정이므로 스포츠 영양학에 기초한 올바른 식사로 적절한 영양섭취를 하여 운동 수행능력을 최고로 향상시킬 수 있는 식단을 작성함을 연구의 목적으로 한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인천시교육청에서 열린 국회 교육과학기술부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권우성

인천시교육청은 수학교사의 레슬링 선수 식단 연구 보고서에 2등급에 해당하는 상을 줬다. 상장 발행인은 나씨의 부친인 나근형 교육감이었다.

담당교과가 없는 초등학교 교사를 제외하고 2008년과 2009년에 '인천광역시 학교체육지도연구대회'에서 수상한 교사는 모두 180명. 이 중 179명은 체육담당 교사고, 단 1명 나씨만 수학교사다.

나씨는 연구대회 입상 20여 일 뒤 인천교육청 특별 채용 서류전형에 응시했다. 나씨는 연구대회 입상 실적으로 서류전형에서 0.75의 가산점을 받았다.

김유정 의원은 "딸이 근무했던 학교에는 레슬링 전문코치가 있는데, 어떻게 수학교사가 운동선수 식단을 연구해 수상까지 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수상한 연구실적 입상에 이어 딸을 특별 채용했는데, 이것이 과연 공정한 채용인가"라고 따졌다.

나 교육감은 이런 지적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김상희 민주당 의원도 나 교육감에게 "요즘 아주 다양한 비리 뉴스의 주인공은 나근형 인천교육감"이라며 "사회에서는 이미 나 교육감을 두고 '인천의 공정택', '인천의 유명환'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의원은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은 딸 특별 채용에 대한 정황적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며 "나 교육감은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처럼 되지 말고 딸 특채에 대해서 책임을 인정하고 결단을 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나 교육감은 "딸이 특별 채용된 것이지, 일부러 채용을 '시킨' 것은 아니다"며 "특별 채용에 응시한 딸을 말리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고, 국민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나 교육감은 자신의 인사비리 의혹이 담긴 투서가 수사기관에 전달된 것에 대해 "검찰 조사를 당당하게 받겠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인천지방법원은 지난달 20일,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된 나 교육감에게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바 있다. 이밖에도 나 교육감은 불법 선거운동비 사용, 급식업체 비리 연루 등 많은 부정부패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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