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과 따로 가는 농협

2010. 10. 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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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산위 국감 자료2조 성과급 돈잔치…수백억대 골프회원권…학자금만 5년간 1,308억… 임원자녀 부당특채 의혹도"금융기관 신뢰 상실" 비판

농협이 조직의 주체인 조합원으로 빚더미에 허덕이는 농민들의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직원 성과급 지급과 골프회원권 구입 등을 통해 돈잔치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농협은 농민의 부담을 줄이는 기본 책무를 소홀히 했을 뿐만 아니라 고객예금을 횡령하기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농가가 가구당 2,626만8,000원(2009년 말 기준) 빚을 지고 있지만 농협은 전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셈이다.

◇2조원 가까운 성과급 잔치=

농협은 겉으로는 임금을 삭감했지만 임금 외 각종 후생복지로 메우는 꼼수를 부렸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의 송훈석 무소속 의원은 8일 발표한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농협이 지난 2005년부터 5년간 직원 성과급과 특별성과급으로 1조8,513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성과급에 더해 2005년부터 올해 7월까지 자기계발비로 3,723억원, 2005년부터 5년간 자녀 학자금으로 1,308억원을 직원들에게 줬다. 2008년부터 2년 연속 삭감됐다지만 농협 임원의 연봉도 1억7,800만원(2009년 기준)에 달한다.

농협 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액도 막대하다. 2009년부터 올해 8월까지 법인카드로 1,401억원을 썼다. 특히 법인카드 사용이 금지된 룸살롱ㆍ유흥주점ㆍ단란주점 등에서도 8억6,000만원을 결제했다.

농협은 수백억원대 골프ㆍ콘도회원권도 보유했다. 골프회원권은 42개 계좌를 389억원어치 사들였다. 직원 복지용으로 쓰는 콘도회원권은 50개를 155억원에 샀다. 임원들이 업무용으로 빌린 승용차는 에쿠스 3대, 체어맨 6대, 오피러스 23대, 그랜저 9대 등이며 대당 월 임차료만도 100만~300만원이다. 이 중 농협회장이 타는 에쿠스는 기름값만 1,122만원이 들었다.

송 의원은 "농협은 농민의 어려움과는 동떨어진 딴 세상에 살고 있어 분노와 실망감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질타했다.

◇농민 권익에는 무신경=

반면 농협은 농민의 권익을 도모한다는 기본 책무에 소홀했다. 값비싼 농기계를 농협이 사서 농가에 빌려준다는 농기계 사업은 농기계를 소유한 부농에게만 혜택이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위 성윤환 한나라당 의원 자료를 보면 농협은 2008~2009년 6,000억원을 들여 농민이 소유한 중고 농기계를 사들인 뒤 다시 그 농민에게 산 가격의 80% 를 임대료로 받고 빌려줬다. 농기계가 없는 영세농민을 돕는 게 아니라 농기계를 가진 부농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다.

농협 임직원 자녀의 부당특채 의혹도 일었다. 김우남 민주당 의원은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장의 자녀가 농협 관련 재단법인에 정직원으로 선발되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인원을 채용했는데 필기시험 없이 졸업 전 대학 성적표와 내부직원의 면접만으로 선발했다고 밝혔다. 2008년 이후 채용된 42명의 조합장 자녀 중 1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조합장 시도 내 조합에 채용된 점 또한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다.

한편 농협이 농민을 포함한 고객 돈을 횡령하는 등의 금융사고로 발생한 2006년 이후 피해액이 457억원이나 돼 금융기관으로서 신뢰를 상실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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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원기자 w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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