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국감-행안위] 해운대 화재 패널에 불붙이며 "대책 급한 불"

입력 2010. 10. 8. 18:30 수정 2010. 10. 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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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8일 열린 행정안전위의 소방방재청에 대한 국정감사장.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이 보안경을 쓰고 등장했다. 손에는 가로 20㎝, 세로 20㎝ 크기의 알루미늄 패널과 휴대용 토치램프를 들고 있었다.

임 의원은 "부산 해운대 주상복합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떼어낸 알루미늄 패널을 들고 왔다. 불을 실제로 붙여 보겠다"고 했다. 한 동료 의원이 "좋았어!"라고 격려했다. 임 의원은 휴대용 토치램프로 알루미늄 패널에 불을 붙이기 위해 애썼지만 잘 되지 않았다. 두세 차례 시도했으나 불이 붙지 않자 안경률 행안위원장이 "질의순서 바꿔드릴 테니 바깥에서 시험을 완벽하게 해서 다시 보여 달라"고 했다.

민주당 김충조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임 의원이 보안경을 벗어던진 채 다시 등장했다. 임 의원은 다시 토치램프로 알루미늄 패널 가장자리에 불을 붙이려 했고, 이번엔 불과 15초가량 지나자마자 패널 가운데에 있던 폴리에틸렌이 녹아내리며 패널에 불이 붙었다.

두께가 4㎜인 이 패널은 양면이 0.5㎜ 두께의 알루미늄 판으로 돼 있고 가운데에 3㎜ 두께의 폴리에틸렌 판이 들어 있다. 양면에는 또 불소수지 코팅과 보호 코팅이 얇게 발라져 있다. 임 의원은 "실험을 통해 확인했듯 문제의 알루미늄 패널은 불이 쉽게 붙고 온도가 높아지면 패널 전체가 녹아내리면서 기름이 흘러 불이 확산될 수 있다"며 "건물 외벽에 불연재를 사용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들도 한 목소리로 고층빌딩 화재 대책을 주문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시위 진압용으로 쓰는 물대포를 소방헬기에 장착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사다리차 접근이 불가능하고, 물을 쏟는 방식인 현재의 소방헬기로는 진화가 힘든 고층 화재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김정권 의원은 "1999년 화성 씨랜드 화재,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등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사회적 파장이 컸던 사고가 여러 차례 있었다"며 "그때마다 패널 대책을 마련한다고 법석을 떨었지만 확인해 보니 달라진 게 없다"고 성토했다.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법사위에 계류 중인 '초고층 및 지하연계 건축물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수정, 초고층건물 화재에 대한 대처 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국토해양부와 협의해 관련 법안을 정비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변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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