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층건물 소방대책' 집중 질타

2010. 10. 8.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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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신동규 기자]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소방방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지난 1일 화재가 발생한 부산 우신골드스위트 아파트와 관련, 고층건물 안전대책에 대한 의원들의 질문이 줄을 이었다.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부산 우신골드스위트 화재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소방차에서 뿌린 물이 닿을 수 있는 최대 높이는 15층 수준으로 이 이상의 고층건물의 화재대응이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화재 건물 용도상 분류에서 아파트 화재가 무려 88.1%로 독보적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층수별 화재발생 분석결과 11~20층 건물의 화재발생이 5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이번 부산 화재에서 38층 건물의 옥상까지 불이 번지자 헬기나 사다리차 등 방재청이 보유한 화재 진압장비는 전혀 맥을 못 추었다"며 "더 큰 문제는 이미 준공된 39개소를 포함, 125개소에 달하는 50층 또는 200m 이상 초고층 건축물이 공사중이거나 공사 계획중"이라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 의원은 "외국 사례를 보면 이미 112m(42층 높이) 사다리차가 개발됐고 104m(35층 높이)의 사다리차도 실전배치 돼 있다"며 "심지어 건축물 중 피난안전구역이 제대로 설치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금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법사위에 계류중인데 이를 통하면 건축물에 피난안전구역을 설치토록 돼 있는데, 법률의 실제 시행시기 등을 따지면 법이 공표돼도 1년 6개월동안 피난 안전구역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고 꼬집었다.

박연수 소방방재청장은 부산 아파트 화재와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에 "현재 소방장비에 대해 국가가 지원을 못하고 있다. 지금 제시한대로 국가의 지원방안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저희도 15층 정도의 고가사다리차를 보유한 것이 전부라 곤혹스럽다"고 답했다.

민주당 문학진 의원은 "부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는 초기진화 실패, 유명무실한 화재 진압 메뉴얼, 화재예방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 소홀이 불러온 인재(人災)"라며 "법사위에 계류 중인 ´초고층 및 지하연계건축물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안´을 수정해 초고층건물 화재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당 김충조 의원은 "건축법 제52조는 ´방화에 지장이 없는 재료로´ 건물을 건축하도록 하고 있는데, 방화에 지장이 없는 재료라는 표현이 불특정하고 명확하지 못하다. 건축관계자가 로비해서 이렇게 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으며 "평소에 이런 것 부터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질타했다.

또한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은 "최근 3년간 소방차(구급차 포함) 출동 중 고장은 총 34건으로 이 중 노후로 인한 고장이 23건(67.6%)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소방차량의 내용연수를 연장하는 내용의 '소방장비 내용연수 지정고시'를 개정해 시행하고 있는 것은 시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날 한나라당 임동규 의원은 부산 주상복합아파트 화재와 관련, 불을 키운 원인으로 지목된 건물 외관 알루미늄 패널을 국감장에 들고 나와 얼마나 빠르게 불이 붙는지 직접 시연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고글을 쓰고 직접 불을 붙이며 실험에 나선 임 의원은 "15~20초면 패널에 불이 붙는다. 실제로 불태워 보겠다"며 토치램프로 패널에 불을 붙였고, 불과 20초도 채 되지 않아 폴리에틸렌 판이 녹아내리며 패널에 불이 붙었다.

소방방재청이 화재 발생 아파트에서 떼어내 보관하고 있던 이 패널은 두께가 4mm로 양면이 알루미늄판으로 돼 있고 가운데 폴리에틸렌 판이 들어있다. 임 의원은 "불이 붙고 나면 패널 전체가 녹아내리면서 기름이 흘러 건물 전체로 불이 확산될 수 있다"며 "외관 마감재로 불연재를 사용하도록 하지 않으면 대형사고는 계속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국방위는 전날 민주당의 천안함 발언과 관련, 여야 이견이 계속돼 이날 예정됐던 방위사업청, 국방과학연구소, 국방기술품질원에 대한 국정감사가 열리지 못하고 파행을 빚었다. [데일리안 = 신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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