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산업 비타민 '희토류' 확보 비상

2010. 9. 2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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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희토류 등 희귀 금속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최근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중단 움직임을 보이면서 자원부국들의 자원무기화 전략에 대비하려는 차원에서다.

◇희토류가 뭐기에=희토(稀土)는 문자 그대로 '희귀한 흙'을 뜻한다. 화학 주기율표 57∼71번에 있는 란탄 계열 15개 원소와 스칸튬, 이트륨을 합친 17개 원소를 말한다. 하이브리드차, 휴대전화, 광학렌즈 등을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희귀 금속이다. 적은 양이지만 꼭 필요하다는 점에서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고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7%를 독점하고 있다.

28일 정부 및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대(對)일본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가 가시화될 경우 단기적으로 국내 업계에 미칠 파장은 미미하다. 이미 확보된 물량이 있는 데다 반도체 및 2차 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등 부품 업체들도 극히 일부의 희토류가 사용되거나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도 수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하지만 수출 중단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때 우리나라도 피해 당사국이 될 수 있다. 중국이 희토류 최대 수입국인 일본에 대한 수출을 장기간 중단할 경우 중간소재의 대부분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서는 관련 제품의 생산 및 수출 차질이 불가피하다. 중국이 희토류 등의 희귀 금속을 일본으로 수출하면 일본은 이를 중간소재로 만들어 우리나라 등 제3국으로 재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중단은 LCD 등 우리나라 첨단 전자제품의 수출 길을 가로막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첨단산업 비중이 점점 높아지면서 희토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만 희토류 2600t 전량을 중국에서 수입했다. 지난해 국내 희토류 비축량은 3t으로 비축 일수는 하루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희귀 금속, '직접 개발' 방식으로 전환=정부는 국제적인 '자원 무기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희소 금속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희토류 등 해외 광물자원을 확보하는 데 있어 민·관 공동의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추진키로 했다. 또 해외 희귀금속 광산 인수 및 발굴에도 적극 나서는 등 그동안 비축 위주의 광물 확보 정책을 '직접 개발'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박영준 지경부 제2차관은 27일 "SPC 설립은 희귀 금속을 보유한 국가 정부가 반드시 참여하고, 우리 쪽 정부와 광물자원공사, 민간기업 등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내년부터 구체적으로 움직여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한국광물자원공사는 폐광이 된 국내 희소 금속 광산들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벌여 다시 채광에 나서는 한편 현재 3t 수준인 디스프로슘(희토류)의 국내 비축량을 2016년까지 1164t으로 늘리기로 했다. 앞서 지경부는 희귀 금속 비축 예산을 올해 80억원에서 내년 300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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