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집 줄이기' 어려워 진퇴양난

강건택 2012. 7. 8.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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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 은퇴 맞아 '주택 다운사이징' 열풍 노후자금 없는데 집 안팔려 곤혹

베이비붐 세대 은퇴 맞아 '주택 다운사이징' 열풍

노후자금 없는데 집 안팔려 곤혹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이유진 기자 = 서울 강남구의 공급면적 142㎡짜리 대형 아파트를 보유한 50대 후반의 직장인 A씨는 최근 집 근처 다른 단지에서 100㎡ 초반의 중형 아파트를 새로 매입했다.

작은 집으로 갈아탐으로써 생기는 시세 차익을 은퇴 후 노후자금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런데 살던 집을 처분하기 전에 새 집을 덜컥 사놓은 게 문제였다. 주택경기 침체로 대형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가 자취를 감춘 탓에 현재 살고 있는 있는 집이 팔리지 않아 골치가 아프다.

A씨는 "은퇴를 앞두고 집을 줄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새 아파트를 먼저 사놓은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700만여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 시작되면서 A씨처럼 면적이 작은 집으로 옮겨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주택을 매도하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상당수 베이비부머들이 은퇴 후 마땅한 생계 수단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유일한 자산인 집 규모를 줄여 생활자금을 조달하는 '주택 다운사이징(downsizing)'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들의 퇴직 시기가 부동산 침체기와 겹친 탓에 현재 보유 중인 집을 처분하지 못하고 진퇴양난에 처한 사례가 곳곳에서 눈에 띈다.

60대 퇴직자 B씨는 서울 강서구의 공급면적 165㎡ 아파트를 팔고 같은 단지의 115㎡로 옮기려고 동네 중개업소를 찾았다가 두 아파트의 시세 차이가 불과 1억여원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았다.

집을 바꿔도 차익이 1억원에 불과한 데다 양도세, 취득세, 중개수수료 등을 다 내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어 선뜻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고 B씨는 전했다.

이처럼 대형과 중소형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좁아진 것은 수도권 부동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유럽발 경제위기 우려가 높아져 가격이 비싸고 거래가 잘 되지 않는 대형 아파트 선호도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대형 주택을 많이 보유한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를 맞아 한꺼번에 매물을 쏟아내고 있어 이런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국민은행의 아파트 규모별 매매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전용면적 95.9㎡ 이상의 대형 아파트 가격지수는 작년 말 100.4에서 올해 7월 첫째주 98.8로 떨어진 반면 중형(62.8∼95.9㎡)과 소형(62.8㎡ 미만)은 각각 103.1에서 103.5로, 104.9에서 106.4로 상승했다.

서울만 봐도 같은 기간 대형 아파트 가격지수는 98.4에서 95.8로 2.6포인트 떨어져 중형 -1.7포인트(99.1→97.4)와 소형 -1.3포인트(99.5→98.2)에 비해 하락폭이 컸다.

특히 거액의 대출을 끼고 대형 아파트를 구입한 베이비붐 세대의 어려움은 더욱 심각하다.

50대 직장인 C씨는 대형 아파트 붐이 한창이던 2007년 3억원을 빌려 총 15억원으로 강남권의 구 50평대 아파트 한 채를 샀지만 시세가 10억 이하로 떨어지는 바람에 곤란한 처지에 빠졌다.

대출 이자를 갚느라 저축은 언감생심이지만 5년 전 매입가격을 생각하면 당장 처분하기도 아까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경기도 분당 L공인의 한 관계자는 "은퇴하고 자녀가 결혼하면 큰 집을 처분하려는 사람들이 많다"며 "문제는 매물이 나와도 사갈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여유가 없는 사람은 집을 팔아 생활비를 조달해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니까 힘들어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급하게 무리해서 집을 팔기보다는 대형 아파트의 적체가 해소되는 시점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팀장은 "베이비붐 세대 사이에서 '주택 다운사이징' 유행이 불면서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다보니 '소화불량'에 걸린 상황"이라며 "중소형과 가격 차이가 적어 지금은 다운사이징에 의미가 없다. 매각 차익과 세금 부담을 모두 고려해 차분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firstcir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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