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의혹 제기? 한방에 가는 수 있다' 군 만화 논란

이용욱기자 입력 2010. 9. 14. 10:42 수정 2010. 9. 15. 00: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방부가 천안함 사건 관련 대국민 홍보 만화에서 외부의 문제 제기를 '국론 분열론자' 등 편향된 시각으로 묘사해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13일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정에서 발사한 음향유도어뢰의 수중 폭발로 침몰됐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 결과 보고서'를 발간했다.

공개된 보고서에는 '천안함 피격사건의 진실'(32쪽)이라는 만화도 포함됐다.

기자를 주인공으로 한 만화에서는 천안함 사건을 취재한 기자가 의혹들을 풀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으며, 논란과 의혹들에 대해 사진과 도표 등을 이용해 상세히 설명했다.

국방부가 지난 13일 공개한 천안함 '최종 보고서' 중 홍보용 만화로 제작·배포한 '천안함 피격사건의 진실' 본문.

특히 만화 중간에 천안함 침몰원인이 기뢰인지, 어뢰인지에 대한 설명에서 "공기 중 폭발인지, 수중 폭발인지를 구분 못하고 있고, 미국의 이모, 서모 교수들도 이를 헷갈려하던데…"라며 천안함 사건에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에 대해 인신공격성 내용을 담았다.

이모·서모 교수는 이승헌 버지니아대 교수와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교수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어뢰추진체에 쓰여진 '1번' 잉크가 변색 또는 증발하지 않은 것과 관련, 군에 반론을 제기하며 과학적 논쟁을 주도해왔다.

만화는 나아가 참여연대가 유엔에 천안함 사건 관련 서신을 보낸 데 대해서도 "국가적 망신을 초래했다"고 단정지었다.

그동안 천안함 의혹을 보도한 기자들에 대해서는 경고성 메시지도 담았다. 

기자의 여자친구는 "확실한 증거 없이는 기사 함부로 쓰지 마라. 워낙 험한 세상이라 잘못했다간 한방에 가는 수가 있다"고 말했다.

주간지 부장은 주인공에게 취재를 지시하면서 "우린 일요판 가판대 신문인데 쑈킹 없으면 시체 아닌가"라며 언론을 비하했다.

여성비하 대목도 있다. 약속을 펑크낸 주인공이 여자친구에게 돈 봉투를 건네자, 여자친구가 "쩐은 좋은 거야"라며 화를 풀고 돈을 세는 장면이다.

만화 제작을 주도한 군 관계자는 14일 "300페이지에 달하는 천안함 조사결과 보고서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화로 제작한 것"며 "작가와 상의해 재미를 더하기 위한 것이지 특정 층을 겨냥한 어떠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경향닷컴은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