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CT 촬영하면 백혈병· 암 발병 위험 3배 높아

이수지 2012. 6. 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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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로이터/뉴시스】이수지 기자 = 어린이가 컴퓨터단층촬영(CT)을 2~3차례 촬영해 방사능에 노출되면 후에 뇌종양에 걸릴 확률이 CT 촬영을 하지 않는 어린이보다 3배 높다고 한 연구진이 7일(현지시간) 20년 간의 환자검진기록을 조사한 뒤 이같이 밝혔다.

연구진은 또한 어린이가 5~10차례 CT 촬영을 하면 노출된 방사능 누적으로 CT 촬영을 하지 않은 어린이보다 백혈병에 걸릴 위험이 3배 높다고 밝혔다.

CT 촬영 후 암에 걸릴 위험은 절대적으로 낮지만, 연구진은 가능한 한 방사선량을 줄이고 언제든 방사선을 사용하지 않는 대안 진단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영국과 캐나다 과학자들과 함께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 국립암연구소의 에이미 베링턴 드 곤잘레즈 박사는 "방사선이 암을 유발한다는 것은 잘 알려졌지만, CT 촬영 같은 소량의 방사선량이 암 발병 위험률을 높인다는 것은 계속된 과학적 쟁점"이라며 "만약 그렇다면 위험 정도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연구는 소량의 방사선량이 암 발병과 직접 연관이 있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했으며 그 위험 정도도 밝혔다"고 말했다.

머리를 다친 어린이를 진단하는 데 종종 CT 촬영이 사용된다.

최근 10년 동안 CT 촬영이 맹장염을 진단하는데 사용되면서 미국 등 선진국에서 CT 촬영 사용이 급증했다.

CT 촬영에 사용된 이온화 방사선이 암 발병 위험의 원인이다. 어린이의 신체 조직이 성인보다 방사선에 더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어린이가 암에 걸릴 위험이 크다.

CT 촬영의 대안은 방사선과 관련 없는 초음파진단이 있지만, CT 촬영보다 정확도가 떨어진다. 지난달 어린이가 머리를 다쳤을 때 CT 촬영을 늦추는 것이 더 안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의학전문지 '랜싯'에 발표한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1985년부터 2002년까지 CT 촬영한 영국 어린이 환자 18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진은 이들의 검진 기록 중 CT 촬영 횟수와 형태별 기록을 추려 CT 촬영마다 뇌와 골수에 노출된 방사선량을 mGy 단위로 추산했다. 연구진은 이 자료와 1985년부터 2008년까지의 영국 국민건강보험에 기록된 암 발병 사례와 사망 관련 자료 간 연관성을 확인했다.

골수 CT 촬영 환자 17만8604명 중 74명이 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뇌 CT 촬영 환자 17만6587명 중 135명이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연구진은 방사선량이 1mGy 늘 때마다 백혈병에 걸릴 위험이 0.036씩, 뇌종양에 걸릴 위험이 0.023 씩 증가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뉴캐슬 대학의 마크 피어스 교수는 과학자들이 CT 기술 개선을 최우선으로 연구해서 방사선량을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피어스 교수는 "일부 임상에서 초음파와 자기공명영상(MRI) 같은 이온화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는 대안적 진단 절차가 적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드니 대학의 브루스 암스트롱 공중 보건학 교수는 이 연구는 CT 촬영이 확실한 의학적 판단이 필요할 때만 사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알고 있는 케임브리지 대학의 데이비드 스피겔홀터 교수는 이 연구 결과의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연구는 CT 촬영을 한 어린이가 향후 10년 안에 백혈병에 걸릴 확률을 약 1만분의 1이라고 제시했다"며 "이 결과도 중요하지만, CT 촬영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에 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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