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서울대 동창회의 '굴욕'(?)

입력 2010. 9. 1. 14:18 수정 2010. 9. 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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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와 민족 앞에 무한책임을 지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모교 서울대학교."

서울대 총동창회 홈페이지(dev.snua.or.kr)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문구다. 동창회 명의로 짓고 있는 장학빌딩에 동문들의 더 많은 지원을 부탁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1일 서울대 총동창회가 발행하는 '서울대동창회보' 최신호(2010년 8월호)를 보니 18면 인물동정 코너에 8·8 개각 소식이 들어 있다. 한 달에 한 번 발간하는 신문인 만큼 원고를 마감하고 제작까지 마쳤을 시점에 김태호 전 국무총리 후보자는 '전(前) 후보자'가 아니고 '현(現) 후보자'였을 거다. 그래선지 신문 상단에 '새 국무총리에 김태호 동문 내정'이라는 박스기사를 싣고 제목도 큼직하게 달았다.

서울대는 '재상' 후보만 배출한 게 아니었다. 큰 제목 밑에 달린 작은 제목은 '장·차관급에 동문 9명 기용'이다. 사실 새로울 건 하나도 없다. 8·8 개각에 앞서 단행된 역대 개각 중 서울대 출신이 '홀대'를 받은 적이 어디 단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그런데 총리와 장·차관에 임명돼 빛나는 모교의 명예를 더욱 드높이면 좋았을 동문들이 대거 낙마하고 말았다. 농업교육과 80학번 김 총리 후보자를 비롯해 정치학과 77학번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경제학과 74학번 이재훈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그들이다. 거짓말, 위장전입, 쪽방촌 투기 의혹 등 온갖 문제점을 지적받은 끝에 자진사퇴한 3인이 다 서울대 출신이다.

고려대를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 조현오 경찰청장 이름도 기사 말미에 등장한다. 조 청장은 서울대 대학원 법학과 86학번이란 인연으로 서울대 동문의 자격을 얻었다. 그는 비록 운좋게 낙마를 피했지만, 이번 개각과 청문회 과정에서 총리와 두 장관 후보자보다 훨씬 큰 논란에 휩싸인 장본인이다. 결국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4명의 공직후보자는 모두 서울대 동문인 셈이다.

그동안 서울대 출신은 정·관계 요직을 독식해왔다. 정·관계에 진출한 동문들은 학교 이름이 갖는 무게감 때문에 많은 유·무형의 혜택을 받아 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 했다는 게 이번 서울대 졸업생들의 무더기 낙마로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대 구성원들은 말로만 "나라와 민족 앞에 무한책임을 진다"고 하지 말고 그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곱씹어봐야 할 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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