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에 앉은 안심스테이크, 예술이 따로 없다

신동립 입력 2010. 6. 26. 08:56 수정 2010. 6. 2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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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조수의 맛있는 집 = 얼마 전 필자는 한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서 최강의 파스타로 뽑힌 '고르곤졸라 안심 스테이크 스파게티'를 보고 강한 인상을 받았다. 크림소스 스파게티에 안심 스테이크를 올려놓은 것을 보며 작년에 처음 맛보고 매료됐던 서울 홍대앞 육쌈냉면을 떠올린 것.

잘 구운 돼지고기를 냉면과 함께 먹으니 맛이 배가됐던 그 냉면처럼 소고기 안심을 스파게티의 쫄깃쫄깃한 면과 곁들여 먹으면 왠지 식감이 풍성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수소문 끝에 그 집을 알아내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더 제이케이 키친'(the JK Kitchen·02-517-6617),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 옆 신영빌딩 지하 2층이었다.

메뉴판을 살펴봤다. 애피타이저 & 샐러드, 파스타, 피자, 리조토, 스테이크와 와인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파스타는 19종. 올리브 오일, 토마토, 크림 등 소스별로 분류돼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Chefs Choice(조리장 추천)'라는 빨간 글씨. 각 소스에 하나씩 명기돼 있었다. 올리브 오일 스파게티를 좋아하기에 조개와 마늘을 얹고 올리브 소스로 맛을 낸 '봉골레 비앙코 링귀니'(1만3500원)가 구미를 당겼지만 오늘만큼은 고르곤졸라 안심스테이크 스파게티(2만1000원)를 주문했다.

스파게티가 특별하니 피자도 그런 것이 있을 거란 생각에 피자를 살펴 보니 7종류 중 'Chefs Choice'가 3가지 있었다. 그리고 맨 아래 '와규 스테이크 피자'(2만3500원)에 눈길이 머물렀다. 와규(和牛)가 무엇인가. 일본이 자랑하는 최고의 육질과 최정상의 맛을 자랑하는 소고기가 아닌가. 물론 일본산 오리지널 와규는 아니고 그 와규를 호주에서 키운 '호주판 와규'이지만 육질만큼은 일본 본토 와규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와규를 피자에 토핑한다는 색다른 시도에 설레며 와규 스테이크 피자를 시켰다. 도우(피자빵)는 블랙과 화이트 중 블랙으로 골랐다. 화이트는 일반 피자와 같은 도우이고 블랙은 오징어 먹물을 더했다고 한다.

이윽고 음식이 나왔다. 고르곤졸라 안심스테이크 스파게티. 먹음직스러운 크림치즈 스파게티 위에 여러조각의 안심 스테이크가 탐스럽게 올라가 있는 모습이 조각 같아 포크를 대기가 주저될 정도였다. 일단 면을 돌돌 만 뒤 그 위에 안심스테이크를 얹어서 입 안에 넣어봤다. "오!"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다. 씹을수록 흘러나오는 육즙이 고르곤졸라 치즈가 곁들여진 크림소스와 어우러지면서 가느다라면서 쫄깃쫄깃한 면발을 휘감으며 자아내는 맛의 향연이 한 마디로 '예술'이었다.

이번엔 와규 스테이크 피자. 오징어 먹물을 머금어 새까매진 얇은 도우 위에 야채를 가득 덮고 그 위에 와규 조각을 듬뿍 올려놓은 모습이 문득 호주대륙의 푸른 평원을 달리는 와규들을 떠올리게 했다. 피자를 잘라 고기, 야채와 함께 입에 넣었다. 이번엔 "'아…." 와규 스테이크만 먹어도 혀가 행복할 텐데 피자가 함께 하니 혀 끝에 천국이 도래한 셈이었다.

물론 두 메뉴 모두 가격이 만만찮고 거기에 부가세 10%까지 추가되면 부담이 더 커진다. 하지만 흔히 먹던 파스타와 피자가 아닌 또 다른 맛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 좋다. 점심시간에 세트메뉴를 이용하면 좀 더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반까지 연중무휴로 문을 연다. 주차는 건물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7월부터는 여름을 겨냥해 매콤한 치킨 피자, 크림소스 꽃게 파스타, 홍합 파스타, 국물있는 파스타 등 다른 곳에 없는 신메뉴들도 더 늘어난다니 날을 잡아 또 한 번 가볼 생각이다.

외식저널리스트 foodreporter@yahoo.co.kr<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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