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순간에도 웃고 떠들고.. 친구 엄마에 강도짓까지

2010. 7. 15.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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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세대 1315] <3> 바닥 없는 범죄의 늪2008년 청소년 강력범 3016명… 살인도 12건 "갈수록 흉포화"

또래 여학생을 집단폭행하고 숨지자 미션 수행하듯 시신을 유기하고(홍은동 사건), 여학생을 성폭행해 투신 자살케 하고, 엄마를 살해한 후 태연하게 치킨을 시켜먹고….

최근 1315세대가 저지른 흉악범죄 사례는 일일이 들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성인범죄 못지않게 잔혹할 뿐 아니라 범죄 뒤의 행동양태는 죄의식 결여를 넘어 엽기적이기까지 하다. 강도나 성폭행, 심지어 살인까지 1315의 강력범죄는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특별한 범행동기도 없다. 홍은동 사건의 현장검증에선 피의자들이 범행을 뉘우치거나 하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아 경찰조차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범죄의 주역이 된 1315

지난달 15일 울산의 한 초등학교 6학년 남학생(13) 2명은 정신지체장애가 있는 동급생 A양을 학교 옥상으로 끌고가 번갈아 성폭행했다. 사흘 뒤 또다시 A양을 성폭행 하려다 걸린 이들이 댄 이유는 "인터넷 동영상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서"였다. 이 정도는 1315 범죄 중에 약한 축에 속한다.

지능적이고 계획적인 범행도 서슴지 않는다. 올 4월 가스관을 타고 올라가 원룸 20여 곳을 턴 김모(15)군 등 4명은 직장인들이 출근하고 없는 오후 시간대를 골라 초인종을 눌러보고 응답이 없으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망을 보는 사람과 침입하는 사람 등 역할까지 나눴다.

대상도 가리지 않는다. 친구 어머니를 상대로 강도 짓을 벌이거나 "힘이 약해 못 쫓아올 것 같았다"며 80대 할머니의 돈을 뺏은 중학생(15)들도 있다.

1315가 저지른 강력범죄의 심각성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대검찰청이 내놓은 <범죄분석>에 따르면 2008년 기준 소년(12세 이상 20세 미만) 강력범은 3,016명으로 전년에 비해 56% 늘었다. 연령별로는 14세 미만이 18명, 14~15세 975명, 16~17세 1,209명, 18~19세는 814명으로 14~17세가 다수를 차지했다. 범죄 유형은 강도가 1,226건, 강간 등 성폭력 1,589건, 살인도 12건이나 됐다. 문제는 이들의 범죄가 너무도 끔찍한 양상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왜 흉포해지나

이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경찰 프로파일러(범죄행동분석요원)들은 1315 특유의 또래문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방의 한 프로파일러는 "10대를 전기와 후기로 나누면 1315가 속하는 전기 10대는 감정의 기복이 심하고 쉽게 격분하는데다 또래집단의 규범과 룰을 지키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함께 일을 한다는 동질감으로 책임을 분산할 수 있는데다 충동적이라 앞일을 예견하지도 않는다"고 분석했다. 자신들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서운 일을 했는지 그 파급효과를 따지지 않는데다, 자신의 범죄를 희석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위해 일반인이 보기엔 이상한 행동(웃고 떠들고 음식을 먹고 등)까지 한다는 것이다.

경찰청의 한 프로파일러는 "그 또래의 아이들은 자기보호 본능이 강하고 몰입하는 습성이 있어 잦은, 사소한 폭력이 끔찍한 범죄로 이어진다"며 "사회적 규율이나 통제에 그나마 익숙한 성인과는 다른 양상을 띤다"고 말했다.

책임의식 부재로 보는 시각도 있다. 도현심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어릴수록 인지능력이 발달하지 못한 상태여서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몰라 집단폭행이나 시신 유기 등으로 범죄 정도가 끔찍해지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박부진 명지대 아동학과 교수도 "인터넷뿐만 아니라 영화나 TV 등 청소년들이 손쉽게 접하는 매체에서 상상할 수 없는 잔인한 것들이 너무나 많이 나와 (범죄행위를)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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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기기자 hangil@hk.co.kr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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