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기술투자로 로열티 버는 나라 탈바꿈

2007. 11. 20.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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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은 외환위기의 절망과 상처를 희망으로 바꾸고, 부실투성이 한국호를 튼튼한 토대를 가진 당당한 대한민국으로 변화시켰다. 경제 사회 문화 외교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이전과는 다른 업그레이드 된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으며 한층 투명하고 공정한 공동체로 발전하고 있다. <국정브리핑>은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신청 10년을 맞아 그동안의 변화와 성과, 그리고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쟁점을 현장 이야기와 정확한 통계를 통해 각 분야별로 점검하는 '희망 10년, 당당한 한국' 특별기획을 마련했다.

#1. 기술력으로 외환위기 극복:

스위치와 필터, 증폭기 등 이동통신 기지국용 무선통신 부품과 장비를 생산하는 케이엠더블유(KMW)는 기술력 하나로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한 회사다. KMW는 최근 이동통신의 4세대 서비스로 모바일 와이맥스기술을 채택한 미국 스프린트-넥스텔과 300억원 상당의 시분할방식(TDD) 스위치와 전자 제어 안테나 공급 계약을 맺었다. TDD 스위치는 4세대 서비스에서 많은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전송하는 데 꼭 필요한 부품으로 이것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세계에 KMW 딱 한 곳 밖에 없다.

1991년 서울 신림동에서 출발한 회사는 1993년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기지국 송신기에 들어가는 스위치를 주문하면서 살아났고 주파수를 걸러주는 필터 개발로 제품을 다양화하면서 매출도 키우고 1996, 97년 연속 벤처기업 대상도 탔다. 외환위기가 닥치기 한 달 전인 1997년 10월 은행 대출을 얻어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지금의 자리에 신축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하지만 IMF 사태로 통신회사들이 시설 투자를 중단하면서 매출이 끊기고 은행 대출 빚 독촉까지 빗발치면서 회사 존립마저 위태로워졌다.

KMW는 해외 시장 공략으로 위기를 돌파하기 시작했다. 2001년 일본 NTT도코모와 일본 3세대 서비스용 기지국에 들어가는 부품인 옥외형 여파증폭장치(TTA)를 수출하기로 계약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이 회사는 3, 4세대 무선통신 핵심 부품을 자체 개발해 미 포춘지 선정 세계 500대 기업 중 16군데에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 재경부 이상호 부장은 "국내외 무선통신 업계에서 한창 진행되는 3, 4세대 서비스 덕분에 올해 매출은 28% 늘어난 1250억원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KMW는 매출액의 10%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350여 명의 직원 중 30% 이상인 120명이 연구 인력이다. 2005년 기술개발·해외시장 개척 비용이 많이 들어 적자를 냈을 때도 연구비는 줄이지 않았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연구소가 이 회사의 힘이다.

실험 중인 진매트릭스 연구원

#2. 원천기술로 로열티 번다:

경기 용인시 기흥에 자리잡은 바이오기업 진매트릭스를 먹여살리는 것은 공장에서 만드는 상품이 아니라 특허 기술에서 나오는 로열티 매출이다. 이 회사의 특허 로열티 매출은 지난 2003년 5800만원에서 출발해 2004년 3억6000만원, 2005년 8억6000만원, 2006년 10억원으로 급증했다. 올 들어 6월까지 국내외에서 7억5000만원의 로열티를 벌었고 올 한 해 동안 16억원의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암연구소 내 연구소로 출발한 이 회사는 B형 간염 치료제 내성바이러스 유전자 분석법과 C형 간염 유전자형 진단제 개발 등 예닐곱가지 바이오 기술로 매출액의 90%를 특허로열티 수입으로 올리고 있다. 임직원 18명 가운데 14명이 연구인력인 전형적인 기술형 벤처다.

진매트릭스의 한 관계자는 "회사가 개발한 C형 간염 유전자형 진단제가 진단검사의학 분야 권위지인 '클리니컬 케미스트리' 2006년7월호의 표지 논문으로 실리는 등 원천기술 경쟁력을 보유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연구개발 투자와 혁신 주도형 경제로 재도약

압축 성장기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엔진이 자본과 노동의 대량 투입을 통한 양적 팽창이었다면,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우리 경제의 체질을 변화시킨 것은 연구개발과 기술투자, 그리고 인적자원 육성을 통한 혁신주도형 시스템이다. 세계 최고의 원천기술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혁신형 기업들이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경쟁력과 성장에 원동력이 되고 있다.

정부는 혁신형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한편,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산업 창출을 위해 차세대성장동력산업을 키우고 기술혁신을 선도할 이공계 우수인력 육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있다. 혁신형 중소기업 수는 2003년 8500개 에서 지난 9월 말 현재 2만2000개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중소기업 수출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달러를 넘었다.

2000년 이후 성장하고 있는 벤처기업수는 지난 9월 말 현재 1만3000개를 넘고 벤처투자도 1조원을 상회하며 2001년 이후 최대투자 실적을 보이는 등 국내 벤처업계가 새로운 도약단계에 진입했다. 벤처기업 중 대기업보다 높은 성장률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액을 올린 기업 102개가 탄생했고, 6개 기업이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하는 등 벤처가 우리경제의 성장을 떠받치는 새로운 기업군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정부는 2004년 12월 '벤처기업활성화대책'을 내놓아 벤처확인제도를 창업투자사 등 민간이 평가하고 검증하는 시스템으로 바꿨으며 벤처투자회사의 투자여력을 보완하기 위해 3개 기금에서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조성해 민간기관을 통해 운영했다. 지난 8월에는 '벤처기업특별법'을 개정, 벤처 적용시한을 2017년 12월까지로 10년 연장했다.

이러한 시장친화적 지원체계와 자생적 벤처생태계 조성 노력에 힘입어 벤처기업·벤처투자 및 코스닥은 2004년을 저점으로 벤처버블을 극복하고 성장세로 반전되었다.

벤처기업들은 지난해 전체 매출100조원, 수출 110억 달러를 달성했다. 평균매출액도 69억원으로 중소기업의 2.4배에 달하고 있으며 평균영업이익은 4.5억원으로 중소기업의 3.8배에 이른다. 특히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의 수출증가율은 20.7%로 대기업 11.9%, 중소기업 12.0%를 모두 앞질렀다.

벤처기업들은 고용면에서도 연평균 23.9% 증가하면서 특히 고급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 벤처기업 : ('98) 7.5만명 → ('05) 33.8만명(26.3만명 증가, 연평균 23.9%)

* 대기업 : ('98) 220만명 → ('05) 145만명(75만명 감소, 연평균 △5.8%)

* 중소기업 : ('98) 767만명 → ('05) 1,077만명(310만명 증가, 연평균 5.0%)

혁신형 중소기업과 벤처 정책의 핵심은 정부 연구개발비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 과학기술 정책은 노동·자본 등 요소투입을 바탕으로 하는 선진국 모방·추격형 발전전략에서 기술혁신주도형으로 패러다임 자체가 전환됐다.

참여정부 들어 국가 과학기술역량에 관한 대표지표인 연구개발투자가 크게 증가하였는데, 특히 2004년 이후 3년 간 정부 연구개발예산 증가율은 11.9%로 타 부문보다 훨씬 높았다. 2008년도 R&D 예산안은 10조 8596억원으로 편성되어 세계에서 8번째로 10조원을 넘어서는 나라가 되었다.

또 최근 발표된 2006년 우리나라의 연구개발투자는 전년 대비 13.2% 증가한 27조 3457억원으로 미국의 1/12 수준이지만 2003년(1/18)에 비해 그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GDP 대비 연구개발투자 비율도 3.23%로 이스라엘, 스웨덴, 핀란드, 일본 다음으로 세계5위를 기록하였다.

연구개발투자 확대와 함께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국가R&D사업 토탈 로드맵(Total Roadmap)을 수립하여 정부 R&D 투자의 중장기 전략을 제시하고,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 신규사업에 대해서는 사전타당성조사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9개 기술분야별로 전문위원회를 운영하여 과학기술혁신본부의 R&D 예산 조정·배분의 전문성을 제고하였다.

2003년부터 10대 차세대성장동력사업을 집중 육성한 결과, 휴대인터넷(WiBro) 상용서비스 등 세계적 수준의 연구성과를 창출하였으며,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도 3.7년(2003년)에서 2.1년(2006년)으로 단축되었다.

2005년에는 대형국가연구개발실용화사업을 신설하여 도시형 자기부상열차 등 개별부처 차원에서 실용화가 어려운 과제를 지원하고,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을 통해 BT, NT 등 미래 신산업분야에서 세계적인 핵심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성장동력 창출의 원천인 기초연구 투자비율을 정부 R&D 예산의 25% 이상으로 확대하였으며, 개인·소규모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였다. 또 정부 R&D예산의 지방지원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하여 지방이 기술혁신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였다.

그 결과 특허출원 건수는 연평균 11.3% 증가했고 2006년에만 약 16만3000건을 기록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세계 4위의 특허출원국이 됐다. 과학기술 경쟁력도 높아져 스위스의 국제경영대학원(IMD)은 2007년 우리나라 기술경쟁력을 세계 6위, 과학경쟁력을 세계 7위로 평가했다. '2007 기술무역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허, 상표·실용신안·디자인, 기술정보, 기술서비스 등 우리나라의 기술수출은 2006년 16.7% 늘어나는 등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원천기술들이 세계에서 인정을 받으면서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기술을 팔아 벌어들이는 로열티 수입도 10배나 증가했다. 이에 반해 우리가 다른 나라에 내는 로열티 대외지급액은 3년째 제자리걸음이며 지난해에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지난해 국내 기업들이 출원한 특허권 수출 등을 토대로 챙기는 로열티 수입은 20억 10000만 달러로 대외지급액 44억9000만달러의 50%에 육박했다. 국가와 기업이 혁신과 기술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미래의 성장 잠재력을 키운 덕분에 '로열티를 버는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 기존 주력 산업은 한층 고도화됐으며 신기술 출현에 대비한 새로운 산업 창출과 차세대 성장동력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능형 로봇, 미래형 자동차 등 10대 분야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선정하고 집중 육성한 결과, 10대 산업 분야의 경쟁력이 진일보했고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도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IT분야는 IT기술 선진국인 미국과의 기술 격차가 2003년 2.6년에서 2006년 현재 1.6년으로, 차세대 이동통신·디지털 TV/방송의 경우 1년 이내로 단축되었다. 기술수준도 9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학·연과 관계부처가 적극적으로 노력한 결과,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역량이 세계 선두그룹으로 도약했다는 평가도 이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6년 2월 '경제정책 개혁 : 성장을 향해(Economic Policy Reforms: Going for Growth)'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을 미국, 일본, 스위스 등과 함께 8개 과학기술 선두권국가(Leading Countries)로 분류했다. 미국 RAND 연구소도 2006년 6월 '세계 기술 혁명 2020(Global Technology Revolution 2020)'이라는 보고서에서 7개 과학선진국 그룹에 한국을 포함시켰다.

이제 정부는 5년 안에 '세계 5대 과학강국' 반열에 오른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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